[경북형 4차 산업혁명 현장] 메디컬 융합소재 기업 키우는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입력 2017-09-26 20:57  

시제품 제작·판로개척 등 지원
내시경용 필터·유산균 생리대 등
7개기업 센터 입주… 신제품 개발



[ 오경묵 기자 ] 경북 구미의 원바이오젠(대표 김원일)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메디컬융합소재 제품의 하나인 조직유착방지막을 국산화해 지난 2월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시험하고 있다.

원바이오젠은 경북테크노파크 첨단메디컬융합센터와 산업통상부의 기술개발 및 기업지원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로 전기방사 기법을 이용한 고기능성 나노섬유형 멤브레인 타입의 유착방지제 ‘써지큐라’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기존 겔 타입 제품의 단점을 개선한 데다 수입 경쟁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3분의 1정도로 낮아 경쟁력이 높다. 복강경 등의 수술 시 겔 타입이 아니라 생분해성 멤브레인 시트를 사용해 내부 장기와의 유착방지 효과가 높다.

김원일 대표는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43억원을 투자했고, 제품이 출시되면 연간 200억원의 수익 증대를 기대한다”며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환자 의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북도의 섬유산업 발전 및 소재산업 육성 계획에는 메디컬섬유산업 육성도 포함돼 있다. 메디컬융합소재는 의료기기와 의약외품 및 환경안전의 핵심 부품으로 인체에 직·간접적으로 적용되는 소재다. 치료 수술용, 헬스케어, 위생용으로 나뉘며 각종 섬유, 고분자, 레진, 경화제, 접착제, 세라믹 등이 있다.

김성은 경상북도 신성장산업과 섬유산업팀장은 “메디컬융합소재산업은 융합산업 특성상 제품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비가 많이 들어 중소기업이 접근하기 힘들지만 첨단메디컬융합센터가 구축된 이후 중소기업의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메디컬 섬유기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도내 고분자, 섬유, 금속, 세라믹 업체의 업종 전환을 유도해 유망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경산에 메디컬섬유 소재 테스트베드로 건립된 경북테크노파크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는 공기청정기협회 위탁시험기관, 식약처 의약외품(마스크)시험 검사기관, KOLAS(한국인정기구)시험기관으로 지정돼 기업들이 검사와 시험을 위해 수도권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있다. 그동안 시험분석, 기술개발 및 시제품 제작에 87개 사를 지원해 이들 기업의 매출 19.5%, 고용 21.3%, 수출 130%를 증가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센터에는 원바이오젠, 인코아 등 7개 기업이 입주해 내시경용 필터, 의료용 창상피복재, 헬스케어 위생용품, 유산균 생리대 등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센터 입주 기업인 인코어는 키토산 원사로 제작한 부직포 제직기술로 국소지혈용 드레싱 제품인 지혈거즈를 개발해 지난 6월 의료기기 인허가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 김동탁 대표는 “경북대 의대의 제안으로 5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개발한 이 제품은 사고나 응급상황 시, 복강경이나 산부인과 항문외과 수술과 굴곡진 환부의 지혈 등에 효과가 높은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지혈 효과가 있는 키토산 분말을 실이나 면에 뿌리는 외국 제품과 달리 실 자체가 키토산 성분으로 구성돼 지혈 효과가 높은 제품이다. 김 대표는 “내년까지 유럽 CE인증을 받아 2019년부터 유럽, 베트남, 중동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 설립해 지난해 내시경 포셉과 스네어 등으로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30억원, 지혈거즈가 본격 생산 판매되면 5년 내 3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김상곤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장은 “시제품 제작, 국내외 판로 개척, 양산기술 등 지원사업 경쟁률이 3.7 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중소기업의 메디컬융합기업으로의 전환 열기가 뜨겁다”고 평가했다. 센터는 2단계 사업으로 440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1만6529㎡ 규모의 메디컬융합소재 실용화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 21일 경산지식산업지구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메디컬융합섬유 분야 30개 기업을 추가 유치해 아파트형 공장과 연구소로 제공한다.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실용화센터에 GLP(인체독성 안전성평가)시설과 생산시설까지 갖추면 경북이 첨단메디컬 소재 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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