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정 기자 ] 핀란드는 ‘교육의 나라’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2002년 1위를 차지한 이래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노키아 몰락 이후에도 게임 등의 분야에서 세계 ‘톱’ 기업을 배출하고 있다.
토마스 빌헬름손 헬싱키대 총장(사진)은 그 비결로 ‘우수한 공교육 시스템’을 꼽았다. “빈곤 때문에 재능을 잃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빌헬름손 총장은 오는 11월1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서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 변화 방향’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핀란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과 관련해 ‘벤치마킹’ 대상으로 알려진 나라다. 헬싱키대는 알토대와 함께 핀란드를 대표하는 국립대다. 빌헬름손 총장은 핀란드처럼 작은 나라에 있는 대학은 글로벌화에 뒤떨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단순히 인재 유출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이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으로 ‘영어 교육’과 ‘글로벌 마케팅’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강화해야 할 교육으로 빌헬름손 총장은 예술과 사회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과 공학의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간의 마음과 행동, 문화, 사회 등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급변하는 세계에 적절히 대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육 회복을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선 “우수한 교원의 확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핀란드에서 정규 교사가 되려면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이상의 학위를 받아야 한다. 학부 전공은 다양하게 하되 교육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춰야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덕분에 핀란드에선 교사가 변호사, 의사처럼 전문직으로 대우받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화 등 학생 평가 방식에 대해선 “나라별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 뒤 “상대평가는 학생 간 협력 정신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평가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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