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4차 산업혁명 현장] 철강 중심의 포항, 세계 톱10 '나노융합 첨단도시'로 바뀐다

입력 2017-09-26 21:17  

포스텍,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협력
IoT·전력반도체 기술 연구

기업들에 클린룸 시설 지원
융합기술원에 지원센터 구축
첨단기업 40곳 입주 예정



[ 오경묵 기자 ] 경상북도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 철강 중심의 포항을 나노융합 첨단도시로 바꾸기 위해 세계 톱10 수준의 나노인프라 연구거점 조성에 나섰다.

유우일렉트로닉스(대표 한용희)는 원적외선을 활용한 마이크로센서를 기반으로 열영상 카메라를 올해부터 본격 생산하면서 센서칩 제작을 위한 웨이퍼를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의 장비를 사용해 양산한다. 2006년 설립된 유우일렉트로닉스는 10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기술력을 알아본 투자사로부터 14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2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런 장비가 구비된 클린룸을 새로 마련하려면 500억원이 더 필요하다.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이지만 경상북도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의 지원으로 안정적인 기업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경상북도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 유우일렉트로닉스와 같은 나노융합 벤처기업들의 퀀텀점프를 돕기 위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공동연구

경상북도와 포스텍은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해외 우수연구기관 유치사업에 선정돼 국비 등 총 74억여원을 들여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를 한다. 이 연구는 도가 추진하는 한·독 국제협력사업 계획의 일환으로 정보통신기술, 사물인터넷, 전력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업에 전파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은 프라운호퍼 IISB(에를랑겐)연구소와 함께 나노기술 기반의 첨단소재인 탄화규소(SiC)를 활용한 전력반도체 기술개발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제품이다. 기술원은 나노융합 제품의 신뢰성과 연구 기술개발 자료를 객관화하기 위해 국제공인시험인정(KOLAS)을 받을 수 있는 표준규격 시험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신훈규 나노융합기술원 본부장은 “반도체 공정이 가능한 기업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공정, 특성평가, 화학공정에 바이오 기업들도 기술원의 장비와 시설을 사용할 수 있어 기업들의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2021년까지 160억원을 들여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옆 부지 연면적 7500㎡ 5층 건물에 미래 스마트소자 개발과 제품화 지원시설, 클린룸과 국내외 연구기관, KOLAS센터, 첨단기업 입주공간으로 구성된 첨단기술사업화센터를 구축한다. 이 센터에는 두 개의 대기업이 300억원 규모의 첨단장비도 제공할 계획이다. 4월 미래창조과학부의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사업에 선정돼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포스텍도 입주할 예정이다. 40개 업체를 모집하는 기업 입주공간에는 74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6월 반도체 제조업체인 피케이아이(수원), 기능성섬유 기업인 우전(서울), 은나노잉크 생산업체인 엔앤비(대전) 등 수도권 첨단기업 20개와 센터 입주 협약을 체결했다. 이 센터는 2004년 건립된 나노융합기술원과 함께 기업의 연구화 제품 상용화를 지원한다.

김충복 도 창조경제과학과 미래산업팀장은 “정보통신기술, 사물인터넷, 전력반도체 및 신소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술을 산업화할 수 있는 모델을 창출하는 세계 톱10 수준의 나노인프라 연구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전력반도체

경상북도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 육성하려는 전력반도체는 전기에너지를 직류 교류로 변환하거나 전압 주파수를 변환하는 제어기능을 한다. 일반 반도체는 입력되는 정보가 0과 1의 디지털신호인 것과 다르다. 스마트폰 한 대당 6~8개가 들어가는 파워모듈IC가 전력반도체다. 이 부품만으로 1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전력반도체 소재로는 실리콘(Si)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on Si) 등이 있다. 탄화규소는 고전압 고내열에서 우수하고 질화갈륨은 빠른 스위칭 속도가 장점이다.

강민식 나노융합연구원 기획팀장은 “각국이 실리콘 기반 제품만으로는 미래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차세대소재로 탄화규소에 이어 질화갈륨 기반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에도 전력반도체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차업계는 하이브리드 전원을 48V로 고전압화하는 등 전력계통의 효율을 높여 연비 개선을 꾀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은 전체 반도체부품에서 전력반도체 비용이 21%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이상의 전기차는 전력반도체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ESS(에너지 저장)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이 전력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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