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르 4개 호텔 브랜드 들어서
프리미엄급 그랜드 머큐어부터
가성비의 이비스까지 콘셉트 달라
'스카이 킹덤' 랜드마크 될 것
[ 이수빈 기자 ]
KTX 용산역 뒤편 용산전자상가 일대는 역 앞쪽보다 조용하다. 전자상가를 찾는 방문객이 줄면서 이마트, 아이파크백화점 등이 들어선 정문 쪽에 비해 개발이 거의 안 됐다. 2014년부터 이곳에서 뚝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옛 용산관광버스터미널 자리에 건물들이 올라가더니 지난 7월 40층, 34층, 31층 빌딩 세 개가 들어섰다. 각 빌딩 사이에 지상 컨벤션센터와 고층 브리지가 생기면서 누워 있는 ‘ㄹ’자 형태가 됐다. 오는 10월1일 이곳에 국내 최대 호텔타운 ‘서울드래곤시티’가 문을 연다.
서울드래곤시티에는 그랜드 머큐어, 노보텔 스위트, 노보텔, 이비스 스타일 등 프랑스 호텔 체인 ‘아코르’ 계열 특급호텔만 4개가 들어선다. 객실 수는 1700개. 서울시내 5성급 호텔 객실 수는 400~500개 정도다.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투자비만 5000억원이 넘게 들었다. 서울드래곤시티 개발·운영사인 승만호 서부티엔디 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드래곤시티는 단순히 거대한 호텔이 아니라 레저·컨벤션 등 시설을 갖춘 호텔플렉스”라며 “용산전자상가, 아이파크몰과 연계해 서울드래곤시티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키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텔 하나를 거대하게 짓지 않고 콘셉트와 등급이 다른 호텔 4곳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다양한 타깃을 모두 공략하기 위해서다. 장기 투숙객을 겨냥해선 프리미엄 레지던스인 그랜드 머큐어를, 젊은 여행자 수요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이비스 스타일을 내세우는 식이다. 주로 외국인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호텔 측은 예상했다. 세계에 4000개 이상 호텔을 두고 있는 아코르 멤버십 회원이 주요 타깃 층이다. 패트릭 바셋 아코르호텔그룹 아시아지역 총괄 운영책임자는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과의 외교문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관광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부대시설 규모도 국내 최대다. 빌딩 3개 중 2개의 상층부를 잇는 4층(31~34층) 규모 ‘스카이 브릿지’는 서울드래곤시티가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시설이다. 스카이 브릿지에는 국내 최초 루프톱 인공해변인 스카이비치를 비롯해 레스토랑, 티하우스, 파티장 등 시설이 들어선다. 통유리창으로 디자인해 한강 전망이 시원하게 보인다. 이 밖에 서울드래곤시티는 실내외 수영장과 운동시설을 각각 세 곳 운영한다. 물놀이, 헬스, 스쿼시 등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개장하면서 투숙객을 유치하기 위해 근처 업체들과 협업, 프로모션도 벌이고 있다. 아이파크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CGV용산아이파크몰, 국립중앙박물관과 제휴해 이용객에게 할인쿠폰 등을 준다.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2019년 4월께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 대표는 “개장한 올해도 객실가동률이 53~55%가량은 될 것으로 본다”며 “1년6개월 후엔 70%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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