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하늘 기자 ]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가상화폐 거래소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 26일 국내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했다. 코빗은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로 2013년 문을 열었다. 국내에 거래소가 생긴 이후 업계 최초의 M&A 사례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달 국내 2위 거래소 ‘코인원’을 자회사로 거느린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39%를 1126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도 간접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담글 예정이다. 2015년 투자한 증권 거래앱(응용프로그램) 업체 ‘두나무’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10월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카카오가 가상화폐 관련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거래 시장을 공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부인했다.
이들 기업이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원은 지난 몇 달간 월 매출 증가율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의 확장성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 금융거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은 자사의 기존 서비스는 물론 금융, 증권, 유통 등에 접목할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IT 서비스 업체들에 매력적인 매물이 되고 있는 이유다.
벤처기업들이 주도해온 가상화폐 시장에 NXC 같은 ‘대어’가 진출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NXC 관계자는 “지주회사 특성상 코빗 인수는 기존에 인수한 스토케, 브릭링크처럼 사업 다각화 목적의 투자”라며 “게임 등 다른 서비스와의 구체적인 연계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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