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T의 커넥티드카 자신감…"벤츠가 우리 선택한 이유는"

입력 2017-09-28 15:44   수정 2017-09-28 16:44

KT 커넥티드카 사업 전략 간담회
'자동차 SW 전문 사업자' 도약 선언
네트워크·인포테인먼트로 시장 선점…2022년 매출 5000억 목표




이동통신사 KT의 자동차 사랑은 각별하다. 2005년 현대차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국내 차량용 통신 회선을 공급해왔다. 이후 현재까지 KT와 손잡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13개에 달한다.

오랜동안 이어진 KT의 사랑이 '짝사랑'만은 아니었다. 글로벌 업체들이 통신 기술을 결합한 '커넥티드카' 사업을 위해 국내 파트너로 KT를 선택했다. KT는 이를 발판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준근 KT 기가IoT 사업단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까지 커넥티드카 사업에서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인포테인먼트가 경쟁력

KT는 커넥티드카 시장 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네트워크와 플랫폼 사업 경험을 꼽는다. 커넥티드카 시장에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업계 경쟁사들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업체들까지 뛰어든 상태다.

김 단장은 KT의 경쟁력과 방향을 정보와 오락 기능을 결합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꼽았다. 음악과 지도,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분야다. 그는 "우리는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고객사 차량과 플랫폼 연결이 쉽고,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해본 경험이 많다"며 "하드웨어에 특화된 제조사들과 달리 커넥티드카 사업에서도 인포테인먼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림 KT 커넥티드카사업 담당 상무는 "보통 이통사가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클을 이해하고 안정적인 품질의 전용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다른 이통사와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자체 플랫폼과 운영체제(OS)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가 국가마다 다른 통신 네트워크와 연계해 개별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에 KT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을 통해 내장형유심(e-SIM)으로 플랫폼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 경우 플랫폼과 서비스가 나라별 통신사와 호환돼 차량 내 물리적인 장비 교체가 필요 없다.

협력의 결과물도 나오고 있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달초 출시한 '더 뉴 S클래스'에는 KT와 개발한 커넥티드카 서비스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가 탑재됐다. 이 서비스는 KT의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기반으로 차량과 서비스센터, 연구개발(R&D)센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차량 사고 시 운전자 위치가 119로 전송되고, 서비스센터에는 고장 부품 등에 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전달된다.

주영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비즈니스이노베이션 담당 상무는 "국내 이통사에 대한 한국 법인의 개인 취향이나 선입견이 들어가지 않도록 독일 본사 기술조직이 국내 파트너 통신사 선정을 주도했다"며 "검토 결과 KT가 서비스 안정성과 확장성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해 협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콘텐츠 등 B2C 확장성 크다"

KT는 커넥티드카 사업 선도를 위해 차량용 플랫폼 '기가드라이브' 기반을 확대하기로 했다. KT는 지난 2년동안 1000억원을 들여 기가드라이브를 개발했다. 시스코, 하만, 보쉬 등 14개 파트너사와 협력해 완성한 기가드라이브는 현재 400여개의 API(프로그램 개발정보)와 연동된다.

KT는 기가드라이브 플랫폼과 인공지능(AI) 솔루션 '기가지니'를 결합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내장형 프로그램이다. 운전자는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음성으로 내비게이션이나 에어컨을 조작하고, 콘텐츠와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KT는 완성차 고객사들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연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실제 차량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목표 매출 5000억원에는 완성체 업체와의 계약에 따른 개발비용, 기가드라이브 라이센스 비용, 콘텐츠 관련 매출 등이 모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KT가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한 금액 규모만 2000억원이 넘는다.

최 상무는 "기가드라이브는 탑재된 차량의 판매 대수당 비용을 받는 개념"이며 "향후 운전자의 콘텐츠 구입과 같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가 확장되면 매출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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