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모래를 퍼내려하다간 '참사'…헤드 스피드 떨어져 미스샷
장애물 없어 공을 굴릴 때는 페어웨이서 어프로치 하듯
공 띄울 땐 헤드 완전히 열고 체중은 오른발에 두고 스윙
[ 최진석 기자 ]
벙커는 누구나 피하고 싶은 곳이다. 동시에 누구도 항상 피할 수는 없는 곳이기도 하다. 벙커에 공이 들어갔다면 가장 중요한 건 탈출이다. 아마추어 골퍼 중에선 벙커에서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한 채 2~3타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보기 플레이어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한 번에 벙커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공을 컵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야 한다. 벙커에 들어가면서 1타를 손해 봤기 때문에 그린에서 1퍼트로 홀아웃해야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다.
야마하골프 소속 정슬아 프로(25)는 “공을 벙커에 보내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는 ‘레귤러 온(regular on)’에 실패했다면 이를 만회하는 정확한 리커버리 샷이 필요하다”며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처럼 벙커샷도 거리와 방향, 탄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보기 탈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퍼내려 하지 말고 튕겨라
벙커샷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모래를 퍼내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정 프로는 “모래에선 스피드가 핵심”이라며 “클럽 스피드가 느리면 탈출하지 못하는데 모래를 퍼내려 하면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프로는 “클럽으로 모래를 퍼내거나 내리찍을 때 미스 샷이 발생한다”며 “클럽 바운스가 지면에 ‘탕’ 튕기는 느낌으로 모래를 쳐야 안정적으로 벙커를 탈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벙커샷을 할 때 공보다 모래를 먼저 쳐야 한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공의 어느 정도 뒤를 겨냥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골퍼도 있다. 정 프로는 “1000원짜리 지폐 중앙에 공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벙커샷을 할 때 1000원 크기만큼 디봇을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스윙은 평소의 1.5~2배 크기로
벙커샷 탈출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다음엔 거리다. 벙커는 페어웨이보다 거리 손실이 크기 때문에 스윙 크기가 달라진다. 정 프로의 경우 30m까지의 거리는 56도짜리 샌드웨지(SW), 30m 이상 거리에선 52도짜리 어프로치웨지(AW)를 잡는다.
정 프로는 “SW로 샷을 할 때는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보다 두 배 거리를 보낸다고 생각하고 스윙한다”며 “20m는 40m짜리 스윙을 하면 딱 맞다”고 전했다. AW로 샷을 할 때는 평소보다 스윙 크기를 1.5배 키운다. 40m 거리일 때는 60m짜리 스윙을 하면 맞다는 것이다. 정 프로는 “개인별로 스윙 크기, 스피드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공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안 된다”며 “개인별로 자신만의 거리별 스윙 크기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띄울 때와 굴릴 때
벙커샷을 할 때 전방에 장애물이 있거나 그린 굴곡이 심하면 공을 띄워 컵 옆에 붙여야 한다. 장애물이 없고 그린이 평평하다면 공을 굴리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벙커에서도 공을 띄우거나 굴리는 샷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정 프로는 “공을 굴릴 때는 굴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반 페어웨이에서 어프로치하듯이 스윙하면 자연스럽게 공이 굴러가게 된다”고 말했다. 공을 띄워야 할 때는 다르다. 이때는 헤드를 완전히 열고 공을 왼발 엄지발가락 앞쪽에 둔다. 정 프로는 “체중을 오른발에 둔 채로 스윙하면 좀 더 쉽게 공을 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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