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출당쇼" 고강도 비판
"교섭단체 깨져도 감내하겠다"
[ 박종필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보수의 희망을 지키겠다”면서 내달 11월13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당내에서 일고 있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당을 끝까지 살리겠다는 의지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7일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이 모여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명을 바꾼 것 말고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는 한국당과 무슨 명분으로 합칠 수 있다는 말이냐”며 “그때그때 유리한 쪽으로 바꿔 타면서 내세우는 변명을 국민은 다 꿰뚫어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을 겨냥,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선 때 이용해서 표를 받고서는 이제 와서 뒤늦게 출당 쇼를 하는 한국당이 과연 국민의 떠난 마음을 잡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3년 뒤 총선에서 진정한 보수가 국회에서 확실하게 자리잡게 하겠다”고 말해 한국당을 제치고 보수의 본산이 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당내 통합파들이 일부 탈당하면 교섭단체(20석)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원내교섭단체 유지의 필요성과 현실적인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한 분 한 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숫자와 세력에 안주하지 않겠다. 교섭단체냐 아니냐는 지방선거 전략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유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바른정당의 독자적 노선과 색채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 의원은 한국당이 최근 내놓은 당론 법안인 과세표준 200억원 이하 법인세 인하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당이 지난 대선에서 내세운 공약들도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데 감세를 해서 무슨 수로 약속을 지킬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당원대표자회의는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뒤인 11월13일에 열릴 예정이다. 강성 자강론자로 꼽히는 하태경 의원도 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혜훈 전 대표에 이어 자강론파가 또다시 당권을 잡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통합파 가운데서도 출마 후보자를 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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