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지난달 28일 오후 호주 애들레이드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우주대회(IAC) 부대 행사로 유럽우주국(ESA) 주최로 열린 ‘문빌리지 킥오프 포럼’에서는 달 기지 건설과 건설 후 운용과정에서 벌어질 여러 난관을 해결할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얀 뵈르너 ESA 국장은 “2030년까지 달에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6~10명가량이 거주할 문빌리지(달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국가와 인종, 성별로 구성된 거주자들이 살면서 벌어질 각종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주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이번 국제우주대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달 탐사와 달 기지 건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ESA는 2040년까지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100명이 거주할 공간을 짓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후보지는 최근 물 흔적이 발견된 달 남극이 유력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09년 달 남반구의 햇빛이 들지 않은 지역에서 39억L의 물이 얼음 상태로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SA는 달 토양을 채취하고 얼음을 물로 녹여 자원으로 활용해 필요한 재료를 현지에서 직접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한국도 참여할 전망이다. 이태식 한양대 교수(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는 지난달 27일 열린 킥오프 발표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월면토를 복제하고 극한 환경을 구현할 ‘지반열 진공챔버’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에선 2020년 발사될 한국의 달 시험 궤도선에서 진행할 역사적인 관측 시험도 공개됐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국내 위성전문회사 쎄트렉아이는 세계 최초로 편광카메라(POLCAM)로 달 표면을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편광카메라로 달 표면을 찍으면 표면을 덮은 입자 크기에 따라 달이 진화한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번 대회 기간 달 기지 공동개발 사업에 손을 잡았다.
애들레이드=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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