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셀트리온마저 떠나는 코스닥, 특단 활성화 대책 필요하다

입력 2017-10-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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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대장주’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기로 함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또 한 차례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주말 임시 주총을 열고 이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7월 코스닥 시가총액 2위였던 카카오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에 이어 시가총액 1위(9월29일 기준, 17조4142억원)인 셀트리온마저 떠나기로 함에 따라 코스닥시장 위상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8%인 셀트리온이 떠나면 코스닥 상위 10개사 시가총액 합계는 44조원에서 27조원으로 쪼그라든다. 문제는 코스닥 내 우량 기업들의 코스닥 탈출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데 있다. 가뜩이나 ‘마이너리그’ 혹은 ‘2류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상위사들이 잇따라 빠지면 탈(脫)코스닥이 봇물을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기 위해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을 아우르는 새로운 주가지수를 만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벤치마크로 키우겠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요건을 좀 더 까다롭게 하는 방안과 IR 강화 방안도 검토 중인 대안들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코스닥이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시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시장과 더 차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주목된다. 유가증권시장은 안정된 시장이고 코스닥은 혁신적 시장인데 두 시장이 통합 운영되면서 코스닥이 유가증권시장과 비슷한 규제를 따르게 됐고 특유의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코스닥 독립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어떤 형태를 취하든 규제 강화보다는 완화를 통한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높은 수익과 위험은 유가증권시장과 차별되는 코스닥의 특징이다. 선택은 투자자들에게 맡겨야지 지나치게 투자자 보호에 집중하면 시장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불공정거래와 부실기업 상장 등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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