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개정·세탁기 규제·사드… 통상관련 부처 "연휴 반납했어요"

입력 2017-10-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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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주요국 통상압박에 협상 준비·출장 일정 '빽빽'


[ 이태훈 기자 ] “추석 연휴 일찌감치 반납했습니다.” 이번 한 주간 주요국과의 통상 일정이 줄줄이 이어지다 보니 통상교섭본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에게 황금연휴는 ‘남의 일’이 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당장 추석 당일인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공동위원회가 열린다.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위원회에 이어 FTA 개정 협상을 위한 사전협의 내용을 논의하는 자리다. 1차 협상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FTA 폐기를 언급하는 등 미국이 강수를 둔 데다 이번에는 적지에서 열리는 만큼 협상단의 부담도 크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협상단은 3일 출국을 앞두고 협상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FTA 폐기 언급은 단순 엄포가 아니다”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 차분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진행하는 태양광 전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와 관련해 2차 공청회가 열린다. ITC는 앞서 지난달 22일 수입 태양광 전지의 급격한 증가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판정했다. 다음달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미국 정부가 조치를 내린다. 현재로서는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수입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유력하다. 이 경우 한화큐셀 웅진에너지 등 한국 태양광 전지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진다. 산업부와 외교부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참석하고 담당자들을 만나 한국산 태양광 전지가 수입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정부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추석 다음날인 5일에도 ITC 관련 현안이 걸려 있다. ITC는 이날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으로 미국 산업이 피해를 봤는지를 판정한다. 미국에 세탁기를 수출하는 외국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미국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는 등 미국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ITC가 태양광 전지에 대해 이미 자국 기업에 유리한 판정을 한 만큼 세탁기도 안심할 수 없다. 산업부는 세이프가드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 입장을 ITC에 개진했다. 오는 6일에는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WTO 서비스무역 이사회가 열린다. 산업부는 이 이사회에서 중국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철회를 요청할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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