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오지현 1타차 따돌려
[ 이관우 기자 ] 이다연(20·메디힐·사진)이 역전승으로 생애 첫승을 짜릿하게 장식했다. 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텀클래식 with YTN’ 대회에서다.
이다연은 이날 경기 용인 88CC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1~3라운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적어내 2위 오지현(21·KB금융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타 차 열세로 3라운드를 출발한 이다연은 이날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단숨에 순위표 맨 위로 올라섰다. 이후 후반에 보기 1개만을 내준 채 버디 2개를 더 추가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티샷 실수로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내준 게 옥에 티였다.
이다연은 “2등만 해도 시드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뜻하지 않게 추석 선물을 받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시드 걱정을 하면서 경기했는데 ‘걱정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라’고 응원해준 아버지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린다”고 덧붙였다. 이다연의 아버지 이홍영 씨(54)는 이번 대회에서 딸의 캐디백을 멨다.
성적 부진에 시달려온 이다연은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아 내년도 시드 걱정을 훌훌 털어냈다. 이다연은 지난 3월 왼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심각한 부상으로 올 상반기 경기를 모두 건너뛰다시피 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해 올 시즌 전체 출전 대회가 이번 대회까지 13개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총상금이 4896만원(78위)에 그쳐 60명 안팎의 선수에게 주는 내년도 투어 출전 자격을 잃을 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2019년까지 1부투어 정규 대회에 모두 출전할 시드를 확보했다.
이다연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공동 7위라는 좋은 성적을 내 상금 순위를 63위에서 58위로 끌어올려 올해 시드권을 따냈다. 이때도 아버지가 막판에 캐디를 맡았다. 이다연은 “시드가 아슬아슬할 때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신 덕에 2년 연속 좋은 성적을 냈다”며 “추석 때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데 아버지께 효도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재역전을 노리던 오지현의 반격은 마지막에 힘을 잃었다. 오지현은 마지막 18번홀에서 10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가려 했다. 하지만 공이 홀 앞에 멈추면서 시즌 3승이자 통산 5승으로 넘어갈 기회를 아쉽게 날렸다. 김아림(22·하이트진로)과 이승현(26·NH투자증권)이 10언더파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아림과 이승현은 이날 오지현과 함께 공동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우승경쟁에서 비켜났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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