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재활용의 재탄생…새활용 '업사이클'

입력 2017-10-04 08:30  

'순환'의 신세계
리사이클-업사이클 차이 아시나요?

소비를 캠페인으로
자연-인간 관계를 선순환으로



#HD영상 버려짐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쓰레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서 돈을 버는 분야가 있습니다. 빈병 수거비 같은 재활용 소득이 아닙니다. 새활용이라고 불리는 '업사이클(Up-Cycle·새활용)' 제품 입니다.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을 합친 이름입니다.

버려진 물품을 돈을 받고 파는 개념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제품군으로 변모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세상에 없던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 자원과 인간과의 관계를 선순환 구조로 바꾸는 캠페인적인 성격도 강하죠.

뉴스래빗은 최근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새활용 제품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디자이너가 아닌 사회적인 기여를 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홍성재(33)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회장을 소개합니다. '디자인의 사회적 기여'를 꿈꾸는 청년 디자이너죠. 업사이클, 새활용의 세계를 만나보시죠 !.!



▽ 신세원 기자 -홍성재 협회장과의 일문일답
* '업사이클'과 우리말 '새활용'은 같은 의미입니다

▷ 리사이클과 업사이클의 차이점은
"업사이클(Upcycle)을 리사이클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리사이클(Recycle)은 다시 쓴다는 개념입니다. 업사이클은 소재가 다른 방향으로 쓰입니다. 예를 들면 군용 낙하산 폐기물로 다시 낙하산을 만드는게 아니라 질긴 소재의 장점을 살린 가방으로 만드는 식입니다. 업사이클은 버려지는 재료의 가치를 새롭게 높이는 개념입니다."


▷ 국내 새활용 시장 규모와 브랜드는
"국내 새활용 시장 규모는 2013년 약 20억원입니다. 현재는 30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약 300명의 새활용 디자이너가 활동합니다. 국내 브랜드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파이어마커스’라는 브랜드가 있죠. 2014년 4월 문을 연 소방패션 전문브랜드입니다. 폐소방호스를 재활용한 제품을 제작, 판매합니다. 수익 일정액을 소방 관련 공익캠페인이나 소방관을 지원하는데 사용합니다."

▷ 새활용 패션의 매력은
“업사이클 패션의 매력은 캠페인이 된다는 점이죠. 입는 것 자체가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을 상징하죠. 그 캠페인을 본 이들이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패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캠페인이 될 수 있는 거죠. 새활용 패션이 사회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어떻게 영감을 얻느냐가 핵심입니다. 구두 굽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굽이 닳으면 구두 전체를 버리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달리 보면 구두 가죽은 정상이거든요. 그래서 '멀쩡한 가죽을 활용해서 뭔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죠. 또 어떤 가죽 디자이너는 '좋은 가죽만 쓰고 버려지는 짜투리 가죽을 다시 쓸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이런 상상을 통해 버려진 가죽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죠. 해양 쓰레기 가운데 소재가 질긴 그물이 많습니다. 버려진 그물 소재를 재가공하면 '그물로 만든 신발'을 만들 수 있죠. 디자인 아이디어는 소재에서 영감을 받아도 좋고 아니면 원래 자기가 좋아하던 무언가에서 찾아도 됩니다."

▷ 새활용의 핵심 가치는
"‘소재’가 핵심 가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핵심은 ‘순환’이에요. 우리나라가 물건은 굉장히 많이 생산하지만 폐기에는 무관심합니다. 업사이클 디자이너들은 새활용 제품으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 새활용 제품이 비싼 듯 하다
"가격 대비 효율성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값이 비싼 이유는 대다수 디자이너가 직접 재료를 가져오고 세척하는 등 혼자 여러 과정을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용은 소비가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모든 제품이 비싼 것도 아닙니다. 에코백 같은 소품류는 1만원 정도죠. 같은 제품군이라도 가격차는 있습니다. 매장에 오셔서 성향에 맞게 구매해보세요."

▷ 소재를 대량 확보하기 힘들지 않나
“'소재를 어디서 공급받을까'도 새활용 디자이너들의 고민 중 하나죠. 제품 하나 만들 때는 괜찮은데 여러 개 만드는 상황이 오면 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누구와 관계를 맺어야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가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반적 생산이라면 돈으로 해결됐을 문제일 겁니다. 새활용할 가치를 찾거나, 재료를 저장할 공간을 찾는 문제, 세척 방법 등 일반적 제품 디자인보다 고민할 사항이 많습니다.”

▷ 추석에 걸맞는 업사이클링 제품은
"추석이면 가족들이 많이 모이고 서로 선물을 주잖아요. 그럴 때 업사이클 제품을 선물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녹이 슨 우산의 천을 이용해서 지갑을 만들어서 파는 업체도 있거든요. 이렇게 만든 제품을 집에 놀러 온 조카들에게 선물해주고 자원을 아끼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면 일석이조 효과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 뉴스래빗 독자께 전하고픈 말
"4차 산업혁명이 붐이잖아요. 향후 먹을거리를 찾기위해 새로운 분야를 많이 발굴하죠. 새로운 것도 좋지만 쓸데없이 낭비하는 부분은 없는지, 그 낭비를 줄여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없을지 고민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빕니다.”


# 신세계 ? 뉴스래빗의 '신세계'는 새로이 꽃 피우는 분야를 조명합니다. 색다른 이야깃거리와 기술, 트렌드로 산업, 생활 전반을 혁신하려는 사람 및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독자의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뉴스래빗이 네 발로 뛰겠습니다.

책임 = 김민성 ,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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