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돌발 상황, 경험에서 쌓은 센스로 해결"
2004년 MBC 팔도모창가수왕 대상
리포터 활동 12년 차…행사, 예능, 연극 무대까지 섭렵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드라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언론 매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행사는 진행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현장에서 바로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취재진의 요구를 잘 알아야 하고, 기자들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을 10여 년째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인 방송인 박슬기는 제작발표회 단골 진행자다. '리포터계의 여왕'에서 최근 주목받는 행사 MC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빠르죠. '섹션TV' 역사의 절반을 함께 했어요. 오히려 목표를 정하고 했다면 지금까지 못 왔을 것 같아요. 최근 행사 MC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리포터 활동으로 쌓아온 경험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웃음)"
박슬기는 리포터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는 이 만남을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말한다. 난처한 상황을 물 흐르듯 넘어가야 하고,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을 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눈칫밥'을 12년 동안 먹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는 알고 보면 어떤 무대든 서기 전 철저히 준비하는 완벽주의자다. 그렇기에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를 선호하는 제작발표회 진행자 자리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tvN '신서유기 4' 제작발표회 행사에서 영상 화면이 나오지 않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죠. 그래서 제가 점프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상황을 잘 마무리됐어요. 그 이후 많이 불러주시더라고요. 제 직업인데, 당연히 열심히 해야 했던 상황이었어요."
그는 현장을 편안하고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한다. 이렇다 보니 박슬기에 대한 좋은 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드라마, 영화 제작발표회를 가기 전, 배우들의 필모그래피(작품 목록)를 공부하고 대본에 녹인다.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읽고 살을 덧붙이기를 반복한다.
"제작발표회는 인터뷰의 큰 버전이라고 생각해요. '상대가 누구냐'가 다른 점이죠. 오늘 같은 행사는 기자들이 청중이고, 제가 주인공이 아닌 자리라는 걸 잘 압니다. 그래서 제작발표회에서는 웃음기를 빼려고 노력하죠."
그렇다면 그가 롤모델로 삼는 MC는 누굴까. 그는 행사 MC를 하면서 빼어난 진행 솜씨를 자랑하는 '박경림'의 이름을 내놓는다.
"박경림 선배님을 많이 닮고 싶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시거든요. 영화 제작보고회 진행 영상을 자주 찾아보면서 도움을 얻기도 하죠. 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전화하면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박슬기는 2004년 제4회 MBC 팔도모창대회 대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MBC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 '안녕, 프란체스카' 등을 통해 배우로 활동했다. 최근 연극 '운빨로맨스'로 무대에서 노월희 역을 맡아 멀티녀로 맹활약 중이다.
리포터, 배우 그리고 MC까지 그는 오랜 시간을 거쳐 천천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조금 더딜 때도 있었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아마 박슬기가 활동을 계속하는 한, 그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요즘 생활 스포츠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있어요. 제가 배우는 걸 좋아하고, 지금은 행사건 연극이건 어떤 작품이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충실히 해야 할 때겠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채우고, 더 많이 노력해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방송인 박슬기가 되겠습니다."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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