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정 기자 ]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앞에서 한솥도시락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성자 씨(52·여·사진)는 자칭 ‘한솥맨’이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19년간 한솥도시락을 운영했다.
자녀 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자리를 찾던 그녀는 한솥도시락에 직원으로 들어갔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전업주부라도 큰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었다. 20㎡(약 6평) 남짓 점포에서 주문 후 즉석 도시락을 싸기만 하면 됐다.
가맹점주가 개인 사정이 생기자 유씨가 바로 인수했다. 안정적인 매출과 높은 수익성을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에 권리금을 5000만원이나 줬다. 유씨는 “IMF 사태 이후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직원에서 점주로 신분이 바뀌자 월평균 순이익이 500만~600만원가량 됐다. 창업 후 1년쯤 되던 2002년 여름 한·일 월드컵 특수가 찾아왔다. 주변 대학로에서의 단체응원으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남편도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했다. 안정된 수입으로 3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시어머니도 편안하게 잘 모실 수 있었다.
한솥도시락은 가성비 높은 메뉴를 출시하기 위해 소비자 관점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다. 주 메뉴 가격대를 2700~5000원으로 좁히고 수시로 신 메뉴를 출시한다. 가격이 중고가인 메뉴도 있다.
유씨 부부는 올해 옆 가게를 터서 53㎡(약 16평) 규모로 점포를 확장했다. 한솥도시락의 새로운 콘셉트인 ‘이팅 라운지(eating lounge)’로 리뉴얼했다. 이후 매출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더 뛰었다. 그는 “혼밥족들이 늘면서 10분 내외에 먹고 나가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편의점 도시락과의 차이점에 대해 유씨는 “주문 후 1분 이내에 도시락이 나오고, 회전이 빨라 재고가 없으니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비슷한 가격에 따끈한 즉석 도시락이라 주변 편의점들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이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월평균 매출은 4500만~5000만원 선이다. 이 중 홀 매출이 20~30% 정도 차지하고, 30개 이상 단체주문만 배달해주는 배달매출도 조금 된다. 그외 대부분은 테이크아웃 매출이다. 부부와 정규 직원 두 명이 함께 일한다. 아침 8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 기타 일반 관리비 등을 제한 순이익은 1000만원이 넘는다. 유씨 부부는 세 자녀 중 원하는 사람에게 점포를 물려 줄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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