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반응해 올 들어 주가도 50% 가까이 올랐다. 예정된 일정들로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1월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이 올 4분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사노피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이같이 밝혔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일정을 유지해,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미약품에 반환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를 해소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사노피와 지속형 당뇨신약 후보물질 3개(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총 4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퀀텀 프로젝트에는 한미약품의 지속형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사노피는 계약 변경을 통해 지속형 인슐린을 반환했다.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한미약품도 임상 비용을 일부 부담한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여기에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신약 'JNJ-64565111'의 임상마저 지연되면서 랩스커버리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다.
JNJ-64565111에도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있었기 때문이다. 얀센은 지난 6월 임상 1상 재개를 알렸고, 에페글레나타이드까지 임상 일정이 확정되면서 연구개발 관련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됐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더해 한미약품이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롤론티스'에 대한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스펙트럼은 현재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호중구 감소증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중 하나다. 호중구는 백혈구에서 50~70%의 비중을 차지한다. 호중구가 감소하면 면역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호중구 감소증을 보이는 환자에게 호중구 수를 늘리기 위해 항암보조요법으로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세계 호중구 감소증 시장은 약 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롤론티스는 3주 1회 투여로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1주 1회 투여가 필요한 대표 제품인 암젠의 '뉴라스타'보다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스펙트럼은 내년 1분기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9년 판매허가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올해 급등으로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가치는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수출된 다수의 신약후보물질들이 순항 중"이라며 "그러나 다음 단계 임상진입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 상반기에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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