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존재감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2014년 9월 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79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그해 말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6월 아이엠투자증권 합병을 마무리한 뒤 두 달 만인 8월 4141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올 6월에는 748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기자본 규모를 단숨에 3조원 이상으로 늘리며 대형 증권사 반열에 올랐다.
몸집을 급격하게 불리면서도 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 자리는 여전히 메리츠종금증권이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ROE를 기록하며 증권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연환산 ROE는 15.55%다. 상반기에 2229억원의 영업이익, 17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투자은행(IB) 사업 부문뿐 아니라 트레이딩 부문까지 모든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높은 ROE는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금융 수익 덕분에 가능했다. 종금 라이선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종금 계정을 통한 수신 기능을 활용해 기업 대출, 부동산담보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 대출 등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2020년이면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 전에 사업을 다각화해 부동산 수익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자기자본 100% 내에서 기업 신용공여가 가능하고, 헤지(사모)펀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PBS)도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자본을 4조원대로 늘려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 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직원이 올린 수익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주는 파격적인 성과주의 경영도 가파른 성장 비결로 꼽힌다. 능력 있는 인재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재를 존중하고 이들이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생각이다. 주변에도 늘 “금융의 경쟁력은 곧 사람”이라고 강조해왔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대부분 증권회사가 구조조정 등으로 인력을 감축할 때도 오히려 우리 회사는 리테일 영업직원을 중심으로 직원 수를 늘렸다”며 “이후로도 수시로 우수 인재를 꾸준히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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