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중의 거친 통상 요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이종윤 외대 명예교수

입력 2017-10-11 14:14   수정 2017-10-11 14:16

미중의 거친 통상 요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종윤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미중 양국 정부에 의한 한국 기업에 대한 통상 대응 방식이 무척이나 거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중국에 진출한 롯데와 이마트 등을 사실상 퇴출시키고 있고,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억제시키고 있다. 자동차, 화장품 등의 대중 수출도 크게 감소했다.

미국도 한국이 수출하는 철강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삼성, LG전자제품에 대해서도 수입 억제를 위한 사전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미 정착된 한미 FTA조차도 그들의 입맛에 맞게 개정하려 하고 있다.

사실상 미중이라고 하는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약소국인 한국의 기업에 거칠게 작용하고 있는데, 한국의 정책당국은 이렇다 할 대응을 못하고 있다. 심지어 주중 한국대사는 그들의 논리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모습조차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전개에 있어서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은 자유무역 질서가 무력해지고 국제통상에서 강대국을 중심으로 자국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힘의 논리가 활보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여기에 어떠한 대응을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한국 통상정책을 살펴보면, 사드보복이라는 명분으로 한국과의 통상관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명확히 목격되고 있다. 대한 통상활동 중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는 통상활동, 가령 부품, 소재, 자본재 중에서 아직 중국의 경쟁력이 약해 자국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제품은 이용하고, 그 대신 국내 대체화가 상당히 진척되어 어느 정도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자국 시장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한국 상품을 배제시키고 있다.

한중 FTA라는 자유무역질서 하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통상행위를 사드보복이라는 명분으로 자행하고 있다. 물론, 관광 억제 등 순순히 사드보복적 통상행위도 적지 않지만, 중국의 대한 통상정책이 자국 산업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그들의 대한 수입억제 상품이 중국의 국내 대체화 진척과 더불어 점차 확대되어 갈 것이라는 것은 명확하며, 이러한 인식 하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의 대한 통상정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기 중에 러스트 벨트에서 퇴출된 백인 노동자의 직장 복귀 및 유지에 최우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의 비교우위가 첨단산업에 있으므로 철강,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의 고용에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 산업에서 퇴출된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 정권의 기반이 되고 있으므로 트럼프 정권이 존속하는 동안 그들 백인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에 통상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대미 통상정책도 그 바탕 위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결국 한국으로서는 자동차, 철강 및 전자제품의 대미 수출은 적절히 조정하고, 그 대신 첨단산업과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과의 합리적 분업을 강화하는 것이 대미 통상에 있어서 보다 실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통상압력에 취약성을 보이는 것은 이들 국가들에 대한 통상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들, 이를테면 중국, 일본, 한국, 독일 등이 미국 정책 당국으로부터 강한 통상압력을 받았을 때 중국, 일본, 한국 등은 미국의 압력 앞에 극도로 허약한 모습을 보이며 그 대응책 수립에 분주했다.

상대적으로 독일은 의연한 태도를 견지했는데
, 그것은 바로 EU의 존재 때문이었다. 독일로서는 미국의 압력을 상당부분 EU내에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통상압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

한국으로서는, EU수준까지는 힘들더라도, 우리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동남아, 인도 등과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여 미중에의 통상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팔장 끼고 방관만 하지 말고 정책자금을 충분히 활용하여 동남아, 인도의 인프라 시장에 파고들어 우리 기업들이 이들 국가들과 통상활동을 확대·강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해야 할 것이다. 밀려오고 있는 통상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강력한 관민의 협력체제가 요청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이종윤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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