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조작'에 흔들리는 고베제강… 부동산 자회사 매각한다

입력 2017-10-11 19:08  

주력 철제품까지 조작 들통나
납품사 이탈로 실적 악화 우려
알짜사업 팔아 재무구조 개선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부 알루미늄 제품의 품질검사 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일본 철강업체 고베제강소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뿐 아니라 주력인 철 제품에서도 검사자료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위기에 몰린 고베제강은 부동산 사업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하는 등 ‘살길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고베제강의 효고현 다카사고제작소에서도 철 제품 관련 데이터 조작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11일 보도했다. 다카사고제작소는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 데이터를 조작한 도치기현, 미에현, 야마구치현에 있는 고베제강소의 공장 등과는 별도 조직이다.

고베제강 측은 철 관련 제품의 밀도가 계약 조건과 다르지만 데이터를 조작해 고객의 주문사항에 맞춘 것처럼 꾸며 왔다. 불량 알루미늄 부품 공급 업체만 일본 내에서 2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주력 품목인 철 제품에서까지 부정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베제강 전체의 신용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베제강의 불량 부품이 미쓰비시중공업과 IHI, 가와사키중공업, 스바루 등 일본 방위산업체에도 두루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주요 방산장비의 안전성도 도마에 오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베제강의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각종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고베제강은 위기 탈출을 위해 부동산 사업 자회사 신코부동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신코부동산은 고베제강이 전액 출자한 회사로 아파트와 단독주택 임대 및 분양이 주력인 회사다. 자산 규모는 900억엔(약 909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고베제강 측은 500억엔(약 5050억원)가량에 신코부동산을 매각하면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베제강은 2016회계연도 230억엔(약 23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날 도쿄증시에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던 고베제강 주가는 11일에도 17.79% 급락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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