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3D 낸드플래시 시장 '절대 강자' 굳혀… 스마트폰·TV OLED 독주체제

입력 2017-10-11 21:50  

반도체·디스플레이


[ 좌동욱 기자 ]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과 가전제품 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반도체 무역수지는 282억달러로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무역흑자(552억달러)의 51.1%를 차지할 정도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5%로 주요 수출 품목 중 압도적인 1위다. 디스플레이도 4.7%로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첨단 기술력이다. 반도체 분야의 미세공정 기술과 3차원(3D)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 분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술은 2010년 이후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중국 기업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 3D 낸드플래시는 그동안 메모리 셀을 수평으로 집적하던 것을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는 구조로 바꾼 낸드플래시다. 셀의 크기를 줄이며 집적을 거듭해온 낸드플래시가 미세공정을 줄이는 데 한계에 부닥치자 2013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3D 낸드플래시 양산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아직 삼성전자의 적수는 없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3D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내놓은 PC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100원짜리 동전 정도 크기에 2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5MB짜리 MP3 음악파일을 40만 곡이나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3D 낸드플래시는 평면 낸드플래시보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현저하게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다는 점 때문에 고사양 서버 시장과 전략 휴대폰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및 일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도시바가 보유한 낸드플래시 원천 기술 때문이다.

OLED 패널 부문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95%를 넘는다. 최근 삼성전자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하면서 OLED가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TV용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100% 독점하고 있다. 2013년 LG전자가 OLED TV를 처음 출시할 당시만 하더라도 다른 TV 제조업체들은 별다른 흥미를 갖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OLED 진영에 가담하는 글로벌 TV 업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얇고 가벼우며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소재 특성 때문이다. 올 들어선 TV업계 강자인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까지 OLED TV 신제품을 출시했다. 세계 TV 시장 성장률이 2% 안팎에 그치는 가운데에서도 OLED TV는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3.9%, 2020년 11.1%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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