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몰디브·타지키스탄까지 몰려가는 채권 투자자들

입력 2017-10-12 08:28   수정 2017-10-12 08:46


세계에 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는 전세계 주식 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돈을 쥔 채권투자자들이 이제 높은 수익률을 쫓아 중앙아시아의 소국 ‘타지키스탄’까지 가서 채권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은 지난달 최초로 미국 유럽 등 국제 투자자들을 상대로 5억달러 짜리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자가 연 7.125%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전까지 투자자들은 국제 채권시장에서 과거 소련연방의 한 나라였던 타지키스탄의 10년 만기 채권을 8% 수익률 선에서도 거래했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돈이 넘치고 투자자들이 타지키스탄까지 몰려들면서 8% 선이 깨졌습니다.

타지키스탄 뿐이 아닙니다. 타지키스탄의 채권 발행은 인도양의 작은 국가인 몰디브의 6월 채권 시장 데뷔에 이은 것입니다. 몰디브는 연 7% 금리로 2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세계 최빈국의 정부와 기업들이 저금리로 채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채무 불이행 위기로 유럽과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리스는 지난 여름 새로운 채권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지난 화요일 채권 매각을 시작해 국가신용등급 추락 이후 처음으로 국제 채권시장에 복귀했습니다. 여러 차례 채무 불이행 역사가 있는 아르헨티나도 지난 6월 100년 만기 채권을 팔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JP모건 체이스와 딜로직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신흥국의 투기등급 채권 발행 규모는 2,210억 달러에 달해 이미 지난해 전체 물량보다 60% 증가했습니다. 이들 개발도상국 투기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연 5.53%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2년전까지 수익률은 연 9% 이상이었습니다.

이는 저금리로 돈이 넘치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신흥국들의 채무 불이행 확률이 낮아져서입니다. 하지만 시장 일부에선 세계 최빈국의 정크본드를 사들이는 건 시장이 꼭지에 온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의 채권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B등급을 받아 투자등급 채권보다 6등급이나 낮았습니다. 이 회사는 타지키스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를 900달러로 추정하여 세계에서 가장 최빈국 중 하나로 평가했지만, 성장 전망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타지키스탄 채권 발행을 맡았던 씨티뱅크의 피터 찰스 전무는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채권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며 여러 나라 채권으로 다각화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채권시장에서 돈을 구하기 어려웠던 신흥국 회사들도 최근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석탄그룹인 지오에너지리소스는 지난 7월 투자자들이 연 9%에 가까운 수익률을 요구하자 3억달러 규모 채권 발행을 취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말, 연 8.3%의 수익률로 채권을 매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신흥국의 정크본드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머징 마켓의 고수익 회사채를 추적하는 JP모건 지수는 올들어 9월까지 9.2% 상승해 같은 기간 6.7%를 기록한 미국의 정크본드에 월등히 앞섰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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