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노선 16대 버스 순환
여행도우미 동승해 안내
중산간 오름·곶자왈 등 접근 쉬워져 '인기'
[ 최병일 기자 ] 제주의 주요 관광지를 대중교통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제주 중산간 지역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관광지순환버스’를 신설해 뚜벅이 여행자의 여행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제주를 찾는 여행객이 관광지순환버스를 타면 중산간의 오름이나 곶자왈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지난 9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관광지순환버스는 동부지역 코스와 서부지역 코스 2개 노선으로 운영되며 모두 16대의 버스가 양방향을 순환한다. 관광지순환버스에는 여행안내사 자격증 보유자가 교통관광도우미로 동승해 간단한 여행지 소개와 여행 편의를 돕는다.
동부지역 관광지순환버스는 제주시 구좌읍 대천동 대천버스환승센터를 출발해 45㎞를 돌며 비자림·다랑쉬오름·용눈이오름 등에 정차한다.
제주 서부 중산간을 누비는 서부지역 관광지순환버스는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동광버스환승센터를 출발해 오설록티뮤지엄~생각하는 정원~헬로키티아일랜드~동광육거리 등을 거치며 48㎞를 순환한다. 비용은 1회 승차 시 1200원. 교통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동부지역 관광지순환버스로 닿을 수 있는 동백동산은 생태학적 가치에 비해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여행지로,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곳이다. 거문오름 일대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흘러 형성된 암반층이 넓게 분포해 있고, 물웅덩이나 소 같은 형태의 습지가 조성됐다. 동백나무 군락 외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다. 선흘동백동산 습지센터를 시작으로 긴 숲을 향한 걸음을 걷다 보면 먼물깍 습지를 만나게 된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자연환경해설사 투어가 진행된다. 제주 습지의 생태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거슨세미오름 역시 동부지역 관광지순환버스가 정차하면서 새로 주목받을 여행지로 꼽힌다. 거슨세미오름 맞은편으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 시절 제주도에 지어진 대통령 별장 ‘귀빈사(貴賓舍)’가 있는 송당목장과 연결된다. 귀빈사는 폐가처럼 방치돼 있지만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물. 이 앞 오래된 팽나무와 삼나무 숲은 신비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송당목장은 지금은 개인 사유지라 개방이 제한적이다. 10월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4시에만 출입할 수 있다.
관광지순환버스를 운전하는 오문식 기사는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은 데 비해 홍보가 부족해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 않다”며 “더욱 많은 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제주의 속살을 제대로 관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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