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등 고부가 프로젝트로
엔지니어링 선진국 도약 꾀해야
김희국 < 엔지니어링포럼 공동대표 >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WEF)에서 제시된 개념인 4차 산업혁명은 여러 분야 기술을 융합하는 기술혁명을 의미한다. 다보스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으로써 일자리 지형 변화 등 대대적인 사회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의 파급효과는 전 산업에 미칠 것이고, 특히 엔지니어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성장동력으로 평가된다. 엔지니어링산업은 모든 산업 분야에 과학기술과 지식을 접목,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지식기반 두뇌산업이다. 엔지니어링은 시공을 제외한 기획·타당성 조사, 프로젝트 관리, 기본설계, 상세설계, 감리, 유지·보수 등 일련의 지식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으로, 부가가치율(65.3%) 및 고용유발계수(14명 고용/10억원) 등이 제조업보다 3배 이상 높은 핵심 산업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신기술이 속출해 기존 시스템을 파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등 산업 전반에 대대적인 융·복합적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엔지니어링산업은 어떤 혁신을 이룰 수 있을까. 엔지니어링산업에서 기대되는 구체적 혁신의 대표적인 예로는 빌딩 정보 모델링(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도입 및 스마트 시티(smart city) 등을 꼽을 수 있다.
건설 프로젝트는 크게 계획(plan), 설계(design), 시공(build), 유지관리(manage)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통합해 시설물의 형상 및 속성(information)을 표현한 디지털 모형이 BIM이다. BIM 도입으로 설계기법을 첨단화하면 설계 오류 방지 및 공기 단축 등의 긍정적 효과가 매우 크다. 스마트 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주택관리, 쓰레기 처리, 상수도, 대중교통 등 주요 도시의 기능을 네트워크화해 도시 전체의 경쟁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첨단도시를 의미한다. 2010~2030년 각국에서 스마트 시티에 투자할 금액은 중국이 7조4000억달러, 인도가 2조6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BIM, 스마트 시티, 스마트 하이웨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이루기 위해 엔지니어링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앞으로는 단순 반복적인 상세설계는 AI를 통해 완전 대체할 수 있으므로 결국 기본(개념) 설계 위주로 진화해야 할 것이고, 그것이 우리 엔지니어링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엔지니어링산업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제16차 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엔지니어링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엔지니어링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는 실무 훈련과 수주 이력(트랙 레코드) 구축 지원 등을 통해 기본설계, 프로젝트 관리 등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과 함께 한국만의 낡은 제도로서 기술력보다는 가격으로 결정되는 낙찰제, 정당한 대가 지급 기피 관행 등을 지적하고 국제기준에 맞는 제도 선진화 방안을 포함시켰다.
정부의 이런 지원에 핵심 기술력 강화를 위한 엔지니어링업계의 노력이 더해져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정도의 위력을 가진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 한국이 미국·유럽 등을 뛰어넘는 엔지니어링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김희국 < 엔지니어링포럼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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