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31세 청년 보수' 세계 최연소 총리 등극

입력 2017-10-16 19:43   수정 2017-10-1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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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츠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반난민' 내세워 총선 1위

22세 정계 입문한 쿠르츠
2013년 최고 지지율로 의회 입성
20대에 정무차관·외무장관 지내



[ 박상익 기자 ]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우파 국민당이 1위를 차지하며 31세인 당 대표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당이 극우 성향 자유당과 연정할 확률이 높은 가운데 쿠르츠가 총리로 뽑히면 현대 민주정치 체제에서 선출된 최연소 지도자가 된다.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개표를 거의 마친 결과 국민당 31.4%, 자유당 27.4%, 사회민주당 26.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는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전체 183석 중 국민당 57석, 자유당 51석, 사민당 4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쿠르츠는 2003년 국민당 산하 기구인 청년국민당에서 정치를 접했다. 2008년부터 4년간 청년국민당 의장을 맡은 그는 두 번의 의장 선거에서 99%, 100% 지지율로 당선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학 중퇴 후 본격 정치를 시작해 빈 시의회 의원, 내무부 소속 사회통합 정무차관 등을 거쳤다. 2013년 총선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로 의회에 입성했고 그해 외무장관이 됐다.

사민-국민 연립정부에서 외무장관을 맡은 쿠르츠는 반(反)난민 정책을 앞세웠다. 지중해 난민 루트 폐쇄 등의 공약을 제시하자 유권자들이 복귀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결선 투표에도 오르지 못한 국민당은 쿠르츠가 당 대표를 맡은 뒤 줄곧 30% 초·중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총선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국민당, 자유당 사이에 연정을 두고 기싸움이 시작됐다. 쿠르츠 대표는 연정 파트너로 거론되는 자유당의 내각 지분을 의식한 듯 “연정에는 여러 옵션이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쿠르츠가 이전 파트너였던 사민당과의 연정 파기를 주도한 만큼 재연정 가능성은 낮다. 오스트리아 양대 정당인 사민당과 국민당은 각각 중도좌파와 중도우파를 대표하며 오랜 기간 연정을 꾸려 왔다. 하지만 지난 5월 연정이 깨지면서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오스트리아 새 내각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연합(EU)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연정 파트너로 유력한 자유당은 반EU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당은 친(親)EU를 연정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오스트리아의 대(對)EU 정책 기조가 달라질 전망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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