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사천 등 해상케이블카 '바람'

입력 2017-10-16 20:08  

관광객 몰린다

삼척 케이블카·창원 스카이워크 개장 몇달 만에 수만명 '발길'
산악시설보다 환경훼손 적고 관광객 몰려 지역경제 활기
울산·사천 등 30여곳 추진



[ 하인식/김해연/강준완 기자 ] 강원 삼척시는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석탄·시멘트산업 호황으로 인구가 20만 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7만 명의 소도시로 전락했다. 시는 281억원을 들여 근덕면 용화리 일대에 바닥 풍경을 감상하며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총연장 874m의 해상케이블을 지난달 26일 개장했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지금까지 2만여 명이 탑승해 1억5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는 육지(구복마을)와 저도를 잇는 길이 170m, 폭 3m의 저도 연륙교 가운데에 투명 강화유리를 깐 ‘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를 지난 3월 개장해 62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해상관광시설을 설치한 지방자치단체마다 잇단 성공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상 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 집라인 등 다양한 해상 관광시설물 설치에 나서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16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인천 강화, 전남 목포, 부산 해운대, 전남 진도 울돌목, 울산 강동(오션 케이블카)과 포항 영일대, 경남 사천(바다 케이블카) 등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검토 중인 곳은 30곳에 이른다. 오션·바다케이블카는 산악관광시설에 비해 문화재나 자연환경의 훼손 범위가 적은 데다 투자비도 20~30% 줄일 수 있어 지자체들이 해상 시설물 설치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경북 포항시는 포항 여객선터미널~환호공원 전망대 간 총연장 1.8㎞의 해상케이블카를 580억원의 민자로 건립하기로 했다. 전남 목포시는 지난달 총연장 3.23㎞의 국내 최장 목포 해상케이블카 기공식을 했다. 유달산 서쪽에서 출발해 관운각 인근을 거쳐 목포 앞바다 위를 통과해 고하도까지 왕복하는 구간이다.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은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에 총연장 998m의 해상케이블카를 세우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은 해맞이 명소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 155억원을 들여 스카이워크를 설치한다.

부산 해운대구는 중동 달맞이언덕에서 송정동 죽도공원까지 1.4㎞ 구간에 쇠줄에 매달린 의자 형태의 기구를 타고 활강하는 레포츠 시설인 집와이어를 내년에 설치하기로 했다. 경남 하동군은 앞서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금오산에 아시아에서 가장 긴 집와이어를 설치하고 시험 운전까지 마쳤다.

전문가들은 해상시설물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생기는 해상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 등은 다른 관광상품과 연계성이 떨어지고 지역마다 차별화된 내용이 없다”며 “경제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항=하인식/창원=김해연/인천=강준완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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