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미 기자 ] 390만 명의 신규 가입자와 3조1200억원의 예·적금, 2조5700억원의 대출 잔액. 지난달 26일, 영업 개시 두 달째인 카카오뱅크의 성적표다. 사용자 중심의 편리성과 획기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하나로 금융 소비자들을 단숨에 끌어모으면서 시중은행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모바일뱅킹 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단순 계좌조회, 간편송금뿐 아니라 공과금 납부, 환전, 자산관리, 대출, 각종 금융업무 상담까지도 비(非)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에서 모바일 금융을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과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디지털 조직을 대거 키우면서 모바일 앱을 손질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계기로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뱅킹 앱도 조회서비스나 인증 과정이 눈에 띄게 간편해지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 장착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공인인증서와 보안매체를 생략한 ‘더 간편뱅킹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통장 개설과 카드, 적금 등 상품 가입을 위한 플랫폼 ‘신한 통(通) 서비스’를 추가했다. 앱을 별도 설치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로 포털 검색 등을 통해 찾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을 이용한 소액 간편대출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간편 소액대출 상품인 ‘비상금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시중은행도 잇따라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용 소액대출 ‘포켓론’을, 국민은행은 ‘KB리브 간편대출’을 출시했다. 별도 서류제출 없이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상에서 1~3분 만에 300만~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최대 대출 한도와 금리 수준은 은행별로 다르기 때문에 따져보고 선택하면 된다.
모바일 뱅킹을 통해 예·적금, 대출은 물론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도 가능한 시대다. 거액 자산가들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인도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로봇이 소득 수준, 위험감내 수준 등을 분석해 시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짜준다. 주식, 채권, 혼합형 등 공모펀드를 가지고 적절한 자산배분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신한 엠폴리오’는 다양한 공모펀드를 제안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우리 알파로보’와 ‘하이 로보’를 내놓았다. 10만원 소액을 가지고도 투자자 성향에 맞춰 펀드 포트폴리오를 꾸려준다.
스마트폰으로 금융 업무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일명 ‘로봇 상담원(챗봇)’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챗봇은 문자나 음성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질문 내용을 인식하고, 그에 적합한 답변을 자동으로 건네준다. 아직까지는 일반 직원처럼 다양한 상담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상태다. 우리은행 ‘위비봇’과 KEB하나은행 ‘핀고’가 대표적인 챗봇이다. 위비봇은 우리은행 메신저인 위비톡을 통해 이용할 수 있지만 아직은 외환, 환전, 일반상식 정도만 답변하는 수준이다. 핀고는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에 탑재돼 개인 금융생활을 알려준다.
보험상품도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간 CM(cyber marketing) 채널의 보험계약 평균 성장률은 생명보험 37.8%, 손해보험 27.8%에 달했다. 설계사 등 대면채널 성장률은 같은 기간 생보업계가 5.8%, 손보업계는 10.6% 수준이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가입 비중은 전체 계약 중 20%가량을 차지한다. 같은 보험이라도 온라인으로 직접 가입할 경우 설계사 인건비 등이 절감돼 보험료가 평균 20~30% 낮아지기 때문에 알뜰 금융 소비자들은 온라인 전용 보험상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차보험이 비교적 가입하기 수월하다. 공인인증서 없이 모바일로 손쉽게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CM 채널의 보험가입 인증방법은 기존 공인인증서 외에 신용카드, 휴대폰 등으로 다양하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발맞춰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한 ‘앱카드’ 사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족이 늘면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단하게 결제할 수 있는 앱카드 취급액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신한, 현대, KB국민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올 상반기 취급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별도로 신용카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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