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전폭적 신임
북한 외무성 내 최고 실세
한달 새 두번 러시아 방문 '주목'
[ 이미아 기자 ] 북한의 대미 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53·사진)이 최근 한 달 새 러시아를 두 번 방문하며 외교 무대에서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과 북한 간 중재자를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최 국장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북·미 접촉 최전선’으로서 과거보다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국장은 북한 내에서 ‘금수저 중 금수저 출신 엘리트 관료’로 손꼽힌다. 그는 최영림 전 북한 총리의 수양딸이다. 슬하에 자녀가 없던 최 전 총리는 최 국장과 다른 남성 1명을 각각 입양했다. 최 국장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외교관 양성 교육을 받았으며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하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배려로 오스트리아와 몰타, 중국 등에서 유학 생활을 했기 때문에 서방 세계의 사정에 매우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부터 북한 외무성에서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진 그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얼굴을 알린 계기는 2003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의 통역을 맡은 것이었다. 이후 2010년 북미국 부국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에서 북측 차석대표로 참석했다. 2016년 북미국장이 됐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전폭적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외보험총국에서 근무하다 2004년 탈북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 국장은 북한 외무성 최고의 실세로, 강석주와 김계관이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미국과 가장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베테랑 외교관으로 인정받는다”며 “성격이 매우 드세고 개방적인 데다 출신 성분까지 좋기 때문에 웬만한 고위급 관리들도 그 앞에서 꼼짝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언뜻 보면 ‘일개 국장이 어떻게 최전선에 나설 수 있겠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북한 체제 성격상 장관과 차관급 인사들이 제대로 해외를 오가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국장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미국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 국장과 만나는 걸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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