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과 접촉
박지원 등 호남계는 '부정적'
한국·바른정당 통합 영향 '촉각'
[ 서정환/유승호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때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국민의당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정계개편을 촉진할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지도부 일각은 바른정당과 적극적인 연정이나 통합을 주문한 반면 호남계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김태일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장은 18일 최고운영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연대와 협력, 연정과 통합 문제는 국민의당이 피할 필요 없이 정정당당하게 펼치고 검토해야 한다”며 “오늘 이 시점을 출발로 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국민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때 정당 지지율은 19.7%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개별 정당의 지지율을 합한 것(13.2%)보다 6.5%포인트 높았다. 자유한국당(15.6%)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최명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치면 극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관계된 모든 분이 한번 같이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결합의 시너지는 마이너스”라며 민주당과의 통합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이제는 다당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민심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만족스러운지를 묻는 질문엔 “그게 민심 아니냐. 만족하고 말고에 대한 판단 여지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제3의 길에 대한 국민 기대가 높다는 것을 확인한 조사였다”며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통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안 대표 측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하고 연대 가능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양당 간 연대·통합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반면 당내 호남계를 대표하는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가 설사 좋은 안이라도 지금은 아니다”며 “지도부의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했을 때 가장 시너지를 얻고, 또 한국 정치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인 중도개혁세력이 이끌어간다는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무성 의원과 더불어 바른정당 내 대표적인 통합파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과의 합당론이 자강파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중도 성향 통합파 의원들 사이에 기류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오는 26일을 시한으로 잡았던 통합파의 탈당 시한이 바른정당의 다음달 전당대회일인 13일까지 늦춰진 가운데 국민의당과 합당 시너지가 높다는 여론조사까지 더해지면서 통합파의 단일 행보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정환/유승호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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