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 이후 가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올해 총 세 차례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지난 4월 기존 전망치 2.5%에서 2.6%로 상향한 것에 이어 7월에는 2.6%에서 2.8%로 높여 잡았다. 이어 이번달에는 2.8%에서 3.0%로 한번 더 상향조정했다.
한 해에 세 번이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7년여 만이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내수 회복'을 주목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어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내수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는 기획재정부의 경기 인식보다 훨씬 낙관적인 경기 판단이다.
경기 판단에 있어 정부와 시각차를 드러낸 데 대해 이 총재는 "정부가 그린북을 통해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은 '8월 산업활동 동향'에 근거한 것"이라며 "9월 들어선 설비투자가 정보기술(IT) 투자 확대에 힘입어 증가 전환했고 추석 연휴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9%를 제시했다. 국내 경제가 완만한 회복 기조를 이어가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총재는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완화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도 전했다.
그는 "올해 중 사드 갈등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며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이 10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북한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외국인 주식자금이 상당히 유출됐으나 10월 들어선 주식자금이 큰 폭 유입되는 등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9월 대규모 매도가 이어졌던 채권 자금은 이달 들어 재투자 되는 등 유출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북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라며 "북한과의 상황 전개에 유의해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위축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대해선 내년 조정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게 이 총재의 판단이다.
그는 "부동산 경기가 올해 크게 상승했는데 내년 조정기를 예상한다."며 "올해의 기저효과로 인해 내년 낮아진 것으로 보이겠지만 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곤 보지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적 성장을 보였으나 질적 수준은 다소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현재 노동시장은 수출 호조로 제조업 부문은 증가한 반면 서비스업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제조업 부문의 고용 증대가 서비스업, 건설업의 고용 부진을 상쇄시킬 정도로 창출을 보여주진 못고 있어 질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16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금통위원 사이에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한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이 총재는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3.0% 수준까지 제시된 것에 더해,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을 가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는 경기나 물가 전망 내외금리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면서도 "경기 여건이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정도로 성숙됐다"고 언급했다.
채선희 /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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