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무증상 잠복기 10년…초기엔 감기몸살과 비슷

입력 2017-10-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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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3~6주 후 발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 증상
무증상 잠복기 4~10년 지속돼 전파 가능성 높아
완치불가하지만 평생 약 복용시 면역력 유지 가능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채팅앱에서 만난 남성들과 7년 전부터 성매매를 해온 20대 여성이 19일 부산에서 적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이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이즈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 감염돼 면역력이 저하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HIV에 감염되면 체내 면역세포인 CD4 양성 T-림프구가 파괴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다.

에이즈는 감염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10년 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어 이 기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기 쉽다. TV 드라마나 영화 속 에이즈 환자는 피를 토하고 온 몸에 홍반이 나타나면서 수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정상인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에이즈 초기 증상은 감기 몸살과 비슷하다. HIV에 감염된 후 3~6주 사이에 열이 나고 두통, 인후통, 근육통, 관절통이 나타난다. 구역, 구토가 나거나 임파선이 커지고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뇌수막염이나 뇌염, 근육 조직에 이상이 발견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급성 HIV 증후군으로 분류되는데 이 시기가 지나면 4~10년 정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지속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없지만 HIV가 지속적으로 면역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면 건강한 사람은 걸리지 않는 각종 감염성 질환이 발생한다. 일반인에게는 위험하지 않은 질병도 에이즈 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악성 종양도 급증해 사망 위험이 높다.

에이즈는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반드시 죽음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HIV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치료제가 개발돼 평생 약을 먹으면서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에이즈를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접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평생 항 HIV 약제를 복용해야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다양한 기전의 항 HIV 치료제가 개발돼있으며 내성 환자를 위한 신약도 개발 중이다.

에이즈는 보건소나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보건소에서는 HIV 검사 시에 검사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는 익명검사를 시행 중이다.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질병관리본부가 확진 검사를 한다. HIV 감염 이후 항체가 만들어지는 6주 내에는 선별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수 있다. 감염 가능성이 있다면 6주 후 재검사를 하고 최대 6개월까지 항체 생성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6개월 후 검사를 하는게 좋다.

HIV 감염 경로는 성적인 접촉, 수혈이나 혈액 제제를 통한 전파, 병원 관련 종사자에게서 바늘에 찔리는 등의 사고로 전파, 모체에서 신생아에게로 전파 등이 있다. 2013년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환자의 87%는 성관계를 통해 감염됐으며 환자의 93%는 남성이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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