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당헌 명기 확실시…장기집권 포석?

입력 2017-10-20 19:17   수정 2017-10-21 07:14

상무위원 전원 입맞춘 듯 언급
후춘화·천민얼 상무위원 불투명
시진핑, 후계자 지명 안 할 수도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이 일제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시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주창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지난 18일 개막한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강조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시진핑 신시대 사회주의 사상’이란 이름으로 공산당 지도이념인 당장(黨章·당헌)에 명기될 것이 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에 버금가는 권위를 확보하게 된다.

20일 CCTV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전날 열린 당대회 성(省)별 대표단 토론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등 세 명의 상무위원이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언급했다. 앞서 당대회 개막일엔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등 다른 상무위원 세 명이 ‘시진핑 신시대 사상’이란 표현을 썼다.

상무위원 일곱 명 중 시 주석을 제외한 여섯 명이 시진핑 신시대 사상에 동의한 것이다. 시 주석이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거론하진 못했지만 상무위원들이 공식 명칭으로 공표해준 셈이다.

현재 공산당 당장에는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鄧小平) 이론’만 명기돼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은 주창자 이름이 빠진 채 표기돼 있다. 시 주석 이름이 포함된 사상이 당장에 명기되면 외형상 시 주석은 덩샤오핑을 넘어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념을 명기할 때 중요도에 따라 주의, 사상, 이론, 관(觀) 순으로 표시한다.

시진핑 사상이 명기되면 시 주석 1인 지배체제는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지도자 임기를 10년으로 규정한 당 규율에 따라 2022년 물러나야 하는 그가 이번 당대회에서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고 3연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공산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의 후계자로 유력했던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가 모두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2022년 이후 3연임하는 것을 넘어 장기 집권을 도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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