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갈등과 분열에서 벗어나려면

입력 2017-10-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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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물놀이와 비보이’ 협연을 봤다. 처음에는 각자 동작을 선보였지만 점차 비보이팀이 상모를 쓰고 돌리고, 사물놀이패가 비보이 동작을 따라 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이때 상대방의 표정과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상대 동작이 약간 어설펐어도 엄지를 세우고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유도했다.

추석연휴에 정치 이야기를 하며 가족 간 다툼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모르면 가만 계세요”부터 “너는 00편이구나” 하며 편가르기를 하며 대화를 한다. 진정한 의사소통은 ‘서로의 입장 확인과 내 의견 전달’에 있다. ‘여러 의견을 탁자 위에 올려놓는 것’이 의사소통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때 화를 내지 않는 것은 핵심적 요소다.

과거보다 의사 표현이 자유롭고 인터넷을 통한 의사 표현이 넘쳐나는데 갈등과 편가르기는 더 심해지고 우리 스스로 행복감도 낮아지고 있는 역기능 구조를 보인다. 많은 사람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 없는 담론적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한다. 한국 사람은 너무 재능이 뛰어나다 보니 서로 영역을 인정하고 융합하기에는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내가 못하는 한이 있어도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 산업화 세대, 풍요를 경험하며 성장한 세대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는각자 입장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집회할 때, 토론할 때 상대방이 반대 발언을 하면 ‘수고했다’는 박수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비보이가 사물놀이패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박수를 보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인간관계는 ‘내가 어려울 때보다 내가 잘됐을 때’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기뻐하는 표정인지 떨떠름한 표정인지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임재호 <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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