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한국 찾는 다섯 빛깔 '탱고 파이어'

입력 2017-10-22 18:34  

피아졸라에 몸 맡긴 아르헨티나 탱고팀
27~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 마지혜 기자 ]
‘하나의 심장과 네 다리로 추는 춤’. 탱고 얘기다. 남녀 무용수가 하나의 심장을 공유하듯 상체를 가까이 붙이고 하체는 빠르고 화려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다.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에서 온 탱고 프로덕션이 한국 관객을 탱고의 세계로 초대한다. 오는 27~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공연 ‘탱고 파이어-욕망의 불꽃’을 통해서다.

2005년 세계 무대에 첫선을 보인 ‘탱고 파이어’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극찬을 받은 이후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 등지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세계 투어 공연을 했다. 한국에서도 2007년 내한공연을 했다. 탱고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1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공연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아르헨티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의 여행이다. 1920년대 어느 공원부터 1950년대 어두운 밀롱가(탱고 춤을 추는 장소)까지의 이야기를 춤으로 펼친다. 2부는 각기 뚜렷한 개성을 지닌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으로 꾸며진다.

탱고는 1880년대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지역에 모여 살던 이민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탄생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된 노동의 괴로움이 응축돼 특유의 호소력을 뿜어냈다. 당시 아르헨티나 상류층은 탱고를 ‘하층민 문화’라며 멸시했다. 하지만 1910년대 초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했다가 탱고에 빠진 프랑스 파리의 흥행사들이 탱고를 파리에 선보이면서 파리에서 탱고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르헨티나 중상류층도 탱고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탱고는 1920년대 들어 발전해 1930년대 말 전성기를 맞는다.

2005년 세계 탱고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헤르만 코르네호가 ‘탱고 파이어’를 안무했다. 마르코스 로베르츠와 로위세 말루셀리, 세바스티안 알바레즈와 빅토리아 사우델리 등 총 다섯 쌍의 남녀 무용수가 출연한다. 이들 중 주역을 맡은 로베르츠와 말루셀리는 실제 부부여서 더욱 유혹적인 춤을 선사할 예정이다.

탱고 공연에서 춤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음악이다. 네모난 주름상자에 71개의 버튼식 건반이 달린 반도네온에서 나오는 짙고 농밀한 소리는 ‘탱고의 영혼’이라고도 불린다. 음악은 아르헨티나 연주자 네 명으로 구성된 ‘콰르텟 푸에고’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리베르 탱고’로 유명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영화 ‘여인의 향기’ 주제곡 ‘포르 우나 카베사’ 등의 명곡을 남긴 카를로스 가르델 등 탱고 거장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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