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지나친 영어교육의 그림자들

입력 2017-10-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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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선 영어 사교육이 해마다 증가해 지난 10년 동안 사교육비가 세 배 이상 폭증했다고 한다. 지금은 4조원을 넘은 상태라고 한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부모들의 경쟁의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 ‘모두가 다 하니까 우리 애도 시켜야지’ ‘우리 애가 더 잘해야 하니까 더 비싼 학원에 보내야지’와 같은 생각 때문에 아이들을 계속 채찍질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서너 살 유아들까지도 그렇다. 그 아이들의 95% 이상이 영어 사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이 책을 지은 작가 조정래는 다른 의견을 가졌다. 책 내용 중 ‘언어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미국의 문화 식민지가 되려 하고 있다. 이미 그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아파트의 이름이 거의 영어고, 그 많은 상점의 간판도 날마다 영어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의 브랜드도 거의 다 영어다. 이런 식으로 한 20년쯤 가면 한국은 한글을 천대하고 영어를 떠받는 문화식민지로 변할 것이다’와 같은 내용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정말 많이 바뀐 것 같다. 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대목을 읽은 뒤 많은 간판과 브랜드명을 생각해 보니 대다수가 영어였다. 그리고 학교에선 몇몇 아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어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국어’ 과목보다 ‘영어’ 과목에 자신감이 있고 우선시한다. 그래서 ‘국·영·수’보단 ‘영·수·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화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선 주변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판들에 되도록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러면 영어에 익숙하던 눈들이 차츰 한글에 익숙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영어학원은 정말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만 보내자.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영어를 기초만 배우게 하는 것이다. 영어학원 갈 시간에 자신이 정말 재능 있는 것을 탐색하고 꿈을 길러보자. 영어를 잘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서 행복하다면 그것이 정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채연 생글기자(용남중 1년) heatf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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