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플렉스, 1000억 유상증자에도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이유는?

입력 2017-10-23 09:49  


연성회로기판(FPCB) 생산업체인 인터플렉스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베트남 공장 증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능력이 크게 늘면서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3일 오전 9시45분 현재 인터플렉스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0.52%) 내린 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장 마감 후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이후 첫 거래일이지만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 회사는 시설자금 1001억25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총 225만주다. 이는 인터플렉스 전체 주식수의 1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 물량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주당순이익(EPS)이 줄어들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자 규모는 지난 20일 기준 시가 총액 대비 약 8.3% 수준"이라며 "증자 금액 비율만큼의 주당 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발행 주식 수 증가로 주당순이익이 9.6% 가량 희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인터플렉스의 증자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연성회로기판 생산량 확대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증자를 통해 마련한 돈을 베트남 제2공장 건설 및 후공정 보완 투자를 위해 쓸 예정이다. 세부 예상 투자 사용내역은 설비가 약 300억원, 토지를 포함한 건설비용이 약 70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고성능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늘면서 애플 아이폰 등의 OLED용 부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인터플렉스의 생산능력 확충은 시급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부품사 공급 기준 OLED 패널이 탑재된 애플 아이폰의 출하량은 올해 약 7000~ 8000만대에서 내년 1억900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성회로기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해외 거래선 물량이 2017년 대비 약 4배 가까이 증가하고 국내 거래선의 신규 모델에도 부품이 채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지만 내년 시장 규모 확대를 고려할 때 현재 생산 능력은 부족하며 현 시점에서도 고객사의 요구 물량을 충분히 대응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며 "2018년이 되기 전에 유상 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는 장비 확보 일정 고려 시 적정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직후 주가가 조정을 받는 시점에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설비 증설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가 회복 속도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도 "베트남 공장 확장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와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고려 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며 "또한 애플 이외에도 향후 국내외 스마트폰 업체들의 연성회로기판 신규 탑재가 늘면서 시장 확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도 예상돼 주가 조정 시 추가 매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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