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할 준비돼 있다" 트럼프 '대북 군사옵션' 경고

입력 2017-10-23 18:36  

미국 B-52 전략 핵폭격기
1991년 이후 첫 재가동 채비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22일(현지시간) “북핵과 관련해 우리는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폭스비즈니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얼마나 북한 문제에 철저히 준비돼 있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군사옵션을 포함해 모든 카드가 준비돼 있다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문제에 관해 말하자면 우리는 어떤 것도 준비돼 있다”며 “‘준비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지 않은가’라고 하면 ‘그렇다’고 답하겠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핵 대응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는 북한에 대해 중요한 뭔가를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 주석이 당과 정부, 군에서 1인자 자리를 확고히 굳힌 것을 염두에 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에 말했듯이 나는 그가 그것(막강한 권력)을 갖기까지 중국에 매우 낮은 자세를 유지하길 원했다”며 “이제 (당대회가 24일 끝나는 만큼) 나는 그가 그것(북핵 해결)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을 주문하면서 안 되면 북한과의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군사옵션 시사를 통해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미군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원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은 1991년 냉전 이후 처음으로 미 애리조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의 B-52 전략 핵폭격기 주기장(비행기를 세워놓는 곳) 재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고 백악관 고위 관리가 23일 밝혔다. 이 관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한을 더욱 통제하라고 압박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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