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온기가 있을 때 내야 하는 것"

입력 2017-10-23 19:10  

고려대에 세 번째 기부한 기업가 동문 유휘성씨


[ 구은서 기자 ] 고려대는 졸업생 유휘성 씨(79·왼쪽)가 22억원 상당의 서울 잠원동 아파트를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2011년과 2015년에 각각 10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세 번째 기부다.

유씨가 기부한 아파트는 자녀들이 유년시절을 보내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지만 유씨는 “돈은 온기가 있을 때 내야 하는 것”이라며 기부의 뜻을 밝혔다.

충북 진천 출신인 유씨는 13살에 6·25전쟁으로 부친을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을 지속해 1958년 고려대 상과대학 상학과(현 경영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1970년대에 조흥건설을 창업해 자수성가했다. 유씨는 연이은 기부 이유에 대해 “학교가 이만큼 키워줘 사회에 자리를 잡았으니 반포지효(反哺之孝·부모의 은혜를 갚는 자식의 효도)인 셈”이라고 말했다.

유씨가 2015년에 기부한 10억원은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이름에 들어있는 ‘인(仁)’과 자신 이름의 ‘성(星)’을 따서 ‘인성장학기금’으로 명명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 12명이 이 인성장학기금의 첫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고려대는 매년 인성장학금 장학생 28명을 선발해 생활비와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오른쪽)은 “대학은 다른 조직보다 더 많이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민족의 뜻에 따라 세워진 학교답게 인재들을 길러내겠다”고 화답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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