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도 '적폐'라는 민주노총

보수당·고용부·검찰·재벌·김앤장
'노동 적폐 5적' 규정…투쟁 나서


[ 심은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고용노동부·재벌·검찰·국회·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 등을 ‘노동 적폐 5적’으로 삼고 추투(秋鬪)에 나섰다. 정권교체 이후 친노동 행보를 이어가던 고용부는 민주노총의 적폐 규정에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민주노총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동 적폐 5적 청산 민주노총 집중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촛불 1년, 새 정부 출범 5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노동 적폐는 여전하고, 그로 인해 쫓겨나고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거리투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모아 노동 적폐 5적을 청산하기 위한 집중투쟁주간을 선포한다”고 했다.

노동 적폐 5적으로는 ‘국회-보수정당·고용부·검찰·재벌·노조파괴 자본 대리인-김앤장’을 꼽았다. 민주노총은 이날 집중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24일 대검찰청, 25일 김앤장, 26일 신천동 한라그룹 본사와 서초동 삼성본관, 27일 대검찰청 앞에서 각각 결의대회를 연다. 24일엔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노동법 전면 개정 촉구 서한을 전달한다.

민주노총은 정부를 상대로도 요구 수준을 계속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비정규직 정규직화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 폐지 △근로기준법 행정해석 폐지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 등의 5대 요구를 내놨다.

고용부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사용자를 제외한 ‘노·정 교섭’을 요구하면서 정부 부처를 적폐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고용부의 양대 지침(저성과자 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폐지 등 일련의 친노동 정책에도 민주노총이 정부를 청산 대상으로까지 규정하자 노사정위원회 가동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고용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 정권부터 진행돼 온 적폐를 빨리 개혁하라는 의미에서 ‘5적’에 넣은 것”이라며 “고용부는 기존 정권부터 행해져 오던 부당노동행위 사업자에 대한 방관 등을 빨리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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