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 데스티니' 캠페인
생리대 브랜드 '위스퍼'
'여자답게'를 긍정적으로
[ 이유정 기자 ] 2015년 발표된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는 양성평등이 포함됐다. 여성과 소녀들이 직면한 차별과 차별적 관행 폐지, 가사노동에 대한 양성평등 인식, 여성의 경제권과 역량 강화 등이 내용이다. P&G는 이런 국제적 기조에 맞춰 양성평등 메시지를 확산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성의 주체적인 삶을 응원
P&G의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인 SK-II는 여성의 주체적인 선택을 응원하는 ‘체인지 데스티니’ 캠페인을 펼친다. 그 철학을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P&G는 ‘나이에 유통기한은 없다(ineverexpire)’ 캠페인을 지난 7월 시작했다. 여성이 출생부터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를 거치며 나이에 관한 사회적 편견과 압박을 경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여성들은 팔목에 출생 날짜가 마치 ‘유통기한’처럼 낙인 찍힌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회가 여성의 나이에 대해 암묵적인 ‘유통기한’을 정해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코미디언 박나래, 배우 이시영, 모델 이소라,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 유명인과의 협업을 통해 누구도 나이로 여성을 재단하고 평가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해 캠페인의 일환으로 발표한 ‘메리지 마켓’도 25세 전에 꼭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에 시달리는 중국 여성들의 고민을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독립적인 선택을 한 여성들에 주목해 사회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켜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웨이보에서 2500만 이상의 뷰를 기록하고 650만 건 이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도 이끌어냈다.
◆‘여자답게’란 표현을 긍정적으로
생리대 브랜드인 위스퍼는 50%의 여자 어린이들이 사춘기, 특히 초경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크게 잃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자답게’라는 표현이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의미해 여자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편견을 깨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 ‘여자답게’다. ‘여자답게’라는 표현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접근했다.
이 캠페인 광고는 지금까지 6억4000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캠페인 실행 후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76%가 ‘여자답게’라는 표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행 전 19%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18개의 새로운 여자 어린이 이모티콘을 출시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we see equal’ 캠페인 영상을 통해 ‘공평한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며 가정, 직장, 학교 등 생활 곳곳에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대한 선입견을 깨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상에는 수학 방정식을 풀고 있는 여자아이, 아기의 기저귀를 갈고 있는 남성, 커다란 군장을 메고 집에 돌아와 딸과 뽀뽀하는 여성 직업군인이 등장해 성 역할에 대한 편협한 시각에 도전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사람들이 무심코 당연하게 여겼던 생활 속 장면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의 정해진 역할이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외적인 노력과 함께 회사 내부적으로 양성평등을 실천하고 있다. 경영진의 거의 절반인 43%가 여성이며, 이사회 구성원의 3분의 1 역시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마크 프리차드 P&G 글로벌 마케팅·브랜드 최고책임자는 “양성평등을 위해 책임을 갖고 상생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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