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유전자가위' 기술… 고장난 DNA 염기 콕집어 교정

입력 2017-10-26 02:45  

미국 브로드 연구소 공개

DNA 두 가닥 잘라내던 기술
특정 염기만 '정교하게 교정'
RNA만 고치는 기술도 선봬
윤리 논란 벗어날 수도



[ 박근태 기자 ] 부작용이 적고 정확한 데다 윤리 논란을 비켜갈 유전자가위 기술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이끄는 브로드연구소 연구진은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겸상적혈구증과 혈색소침착증(혈색증)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자에 발표했다.

유전자가위는 DNA에서 고장 난 염기서열을 찾아내 잘라내고 정상적인 유전자를 붙여 넣는 유전체 교정 기술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1~3세대 유전자가위는 DNA 두 가닥을 잘라내고 고장난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를 집어넣는 원리를 이용했다.

리우 교수 연구진은 DNA를 자르지 않고 특정 염기 하나만 다른 염기로 전환하는 단일 염기교정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바뀌면서 성장·발육이 늦어지고 빈혈과 호흡곤란, 장기기능 감소로 40대에 숨지는 ‘겸상적혈구증’과 체내 철분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혈색소침착증(혈색증)’에 이 기술을 적용해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특정 염기 서열 하나가 잘못돼 걸리는 ‘점 돌연변이’ 질환의 연구와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펑장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이끄는 또 다른 브로드연구소 연구진이 RNA 유전자 교정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모든 생명체는 생명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DNA 이중나선이 풀리면서 한 가닥이 다른 유전물질인 RNA 한 가닥으로 복사된 다음 이를 토대로 생명 기능을 좌우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DNA는 일종의 원본이고 RNA는 그중 일부를 복사한 청사진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유전자가위는 3세대 크리스퍼 가위의 여섯 번째 모델이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항이뇨호르몬이 부족해 신장(콩팥) 이상으로 소변 배출에 문제가 있는 ‘신성요붕증’ 환자와 신장 재흡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판코니 빈혈 환자 RNA에서 각각 35%와 23% 교정 성공률을 보였다.

유전자가위는 DNA를 편집한다는 측면에서 윤리 논란을 낳았다. 하지만 RNA 교정은 DNA의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을 건드리기 때문에 이런 논란을 비켜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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