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흑자에도 늘어난 손실…왜?

입력 2017-10-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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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3분기에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영업적자였던 2분기보다 늘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체결한 콜옵션 계약 때문이다. 이 계약에 따른 부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개별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은 127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1.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5억원으로 2분기 8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개선에도 순손실은 전분기 221억원에서 317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순손실이 늘어난 것은 영업외적 요인 때문이다.

원인은 2011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미국 바이오젠과 체결한 콜옵션 계약에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합작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6.6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젠은 정해진 가격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확대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있다.

이 계약이 삼성바이오로직스 3분기 순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8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유럽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번 유럽 판매 승인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했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시 예상되는 평가손실이 늘어난 것이다.

평가손실 계산법은 이렇다. 예를 들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격이 주당 1000원이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주당 1만원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만원짜리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1000원에 팔아야하기 때문에, 9000원의 손실을 보는 것이다. 차액인 9000원이 현재 시점에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때 예상되는 평가손실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 현금 이동은 없는 회계적 손실이다. 이번 회계 처리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승인 가치가 반영된 평가손실을 떨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분기에도 추가적인 평가손실 반영이 예상된다. 4분기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승인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승인을 권고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계약이 있는 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의 주요 국가 승인 때에도 추가적인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계약의 만기는 내년까지다.

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손익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관련 부채는 사라지고, 행사가격 만큼의 자금이 유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회계처리가 이제는 부담이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뷴류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바꿨다. 이로써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91.2%가 관계사 투자주식으로 분류됐고, 이 가치가 4조8086억원으로 평가됐다. 기존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의 가치가 장부가(취득가)로 계산해 2650억원이었다. 장부가를 제외한 4조5336억원이 투자이익으로 잡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순이익이 흑자가 된 것이다.

회계처리 기준 변경의 근거는 바이오젠과 체결한 콜옵션 계약이었다. 콜옵션 행사 시 지배력이 상실될 수 있어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사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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