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수익낸 삼성그룹주펀드
올 들어 9317억원 순유출
중국펀드는 9738억 빠져나가
[ 나수지 기자 ] 코스피지수가 장중 2500선을 ‘터치’하는 등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식형 공모펀드를 바라보는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은 아직도 싸늘하다. 개인은 올해 월별 기준으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주식형펀드를 환매하고 있다. 수익률이 좋은 펀드일수록, 코스피지수가 많이 오른 기간일수록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자산운용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수 오를 때마다 펀드 환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6721억원이 빠져나갔다. 5023억원이 유입됐지만 두 배가 넘는 1조1744억원이 유출되면서 전체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오르자 펀드 유출 규모도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모펀드 환매 ‘러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개인은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 펀드를 팔고 조정을 받으면 펀드를 보유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는 18% 올랐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4조원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과거 주식형펀드에 가입해 물려있던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거나 조금만 수익을 내면 펀드를 내다 팔았다.
북한 리스크(위험)가 불거져 코스피지수가 주춤했던 지난 7~9월에는 환매도 잠잠해졌다. 코스피지수가 횡보한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순유출액은 올 들어 가장 적은 278억원이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돌파할 때마다 더 오르기 힘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액티브 이어 인덱스서도 자금유출
수익률이 좋은 펀드일수록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뚜렷했다. 국내 펀드 중에는 삼성그룹주펀드, 해외 펀드 가운데서는 중국펀드가 대표적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그룹주펀드는 33.65%의 수익을 냈다. 이 회사의 테마펀드 분류 기준 30종 가운데 정보기술(IT)펀드 다음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9548억원이 펀드에서 순유출됐다. 중국펀드 역시 연초 이후 평균 32.19%의 수익을 냈지만 9161억원이 순유출됐다.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중심으로 이어지던 환매는 지난달부터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로도 옮겨붙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인덱스펀드에는 2665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지난달 3285억원, 이달 들어 7022억원이 순유출되면서 액티브펀드의 순유출 규모를 앞질렀다. 액티브펀드에선 지난달 1928억원, 이달에는 6165억원이 순유출됐다. 올 들어 인덱스펀드가 액티브펀드의 환매 규모를 앞지른 때는 9·10월뿐이다.
펀드 운용을 책임지는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수익률이 좋아져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도 설정액이 감소해서다. 운용사는 설정액에 비례해 운용보수를 받는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수익률이 좋아져도 자금이 유입되기는커녕 환매로 설정액이 줄어드는 펀드가 상당수”라며 “원금을 회복하거나 5% 수익만 내도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가 올랐다고 무조건 환매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해 추가 수익을 누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 전무는 “기업 실적과 수출 통계 등 각종 지표가 좋다”며 “지수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부담만 제외하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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