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포 엿새 만에 송환…과거보다 빠른 처리 주목, 남북관계 등 주변 정세관리 의지 분석도
북한이 지난 21일 동해상에서 단속한 우리 어선과 선원들을 27일 오후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나포 후 송환까지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렸던 과거와는 달리 비교적 신속히 송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해당 기관 통보’를 인용해 “지난 21일 새벽 남측 어선 ‘391흥진’호가 조선 동해의 우리 측 수역에 불법침입하였다가 단속되었다”며 “우리 측은 남측 선원들 모두가 불법침입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거듭 사죄하였으며 관대히 용서해줄 것을 요청한 점을 고려하여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들을 배와 함께 돌려보내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또 “10월 27일 18시(평양시간, 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 동해 군사경계선의 지정된 수역(위도 38°39′20″, 경도 128°38′10″)에서 ‘391흥진’호와 선원들을 남측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보도 형식으로 선박과 선원 송환 입장을 밝힌 것은 남북 간 연락 채널이 완전히 단절된 상황임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391흥진’호는 경주 감포 선적의 39t급 복어잡이 어선으로 으로 한국인 7명, 베트남인 3명 등 총 10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상반기엔 제주도 인근에서, 하반기엔 울릉도를 거점으로 대화퇴 어장 인근에서 조업하고 있다. 이 배는 지난 16일 낮 12시 48분 울릉도 저동항에서 출항한 뒤 연락이 끊겨 21일 밤 10시 39분부터 ‘위치보고 미이행 선박’으로 해경이 수색을 벌여왔다.
북한은 2005년 8월과 2007년 1월, 2009년 8월, 2010년 9월 북측 수역을 넘어간 우리 선박과 선원을 각각 송환한 전례가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월 8일엔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을 태운 오징어채낚기 어선 대승호가 동해 상에서 조업하다 엔진 고장으로 표류 중 북한 수역에 들어가 나포됐다가 30일 만인 9월 7일 남쪽으로 송환됐다.
통일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의 우리 어선과 송환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391흥진호가 북측 수역으로 넘어간 경위는 관계 기관 조사 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인권을 경시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려는 두 가지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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