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쇼 펼친 '루키' 정한밀
12언더파 단숨에 단독 선두
[ 최진석 기자 ] ‘큰형님’이 돌아왔다. 최경주(47·SK텔레콤·사진)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5000만원) 2라운드에서 자로 잰 듯한 아이언샷을 과시하며 5타를 줄였다. 최경주가 관록의 샷을 보여줄 때 올 시즌 KPGA투어에 데뷔한 정한밀(26·삼육식품)이 루키 특유의 패기 넘치는 샷으로 6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최경주는 27일 경남 김해 정산CC(파72·7276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반환점을 돈 최경주는 3, 4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벌일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최경주는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아이언 샷과 퍼팅으로 한 조에서 경기를 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최진호(33·현대제철)와 디펜딩 챔피언 주홍철(36·동아회원권)을 압도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최경주의 그린 적중률은 55.54%였지만 이날은 94.44%였다. 그린을 딱 한 번 놓쳤다. 공을 핀 옆에 붙여 10차례 넘게 5m 이내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냈다. 전반을 마친 뒤 547야드짜리 1번홀(파5)에서 최경주는 6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공을 올렸다. 최경주는 “그때부터 경기가 술술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기온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티샷한 공이 멀리 나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게 편했다”며 “퍼팅도 최근 1년 반 사이에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황홀할 정도였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날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았다. 최경주는 “15번홀에서 2m 파 퍼트가 들어간 게 노보기 플레이를 만들었다”며 “지금도 코스에서 골프채만 잡으면 ‘선수 본능’이 살아난다”고 웃었다.
한국 골프의 맏형인 최경주 앞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낸 선수는 루키 정한밀이다. 전날 1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선두권에 진입한 정한밀은 이날 전반에만 버디 6개를 잡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7, 8, 9번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배들을 압도했다. 후반 들어 샷이 흔들리면서 12번홀(파4)에서 가까스로 파를 잡은 뒤 13번홀(파5)에서 이날의 첫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안정을 찾으면서 15번홀(파4) 버디로 잃은 타수를 되찾았다. 정한밀은 이날 버디 7개, 보기 1개를 적어내며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날 경기 시작 전 노승열(26·나이키골프)은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는 최근 자동차 접촉사고로 어깨와 가슴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는 노승열의 군 입대 전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다음달 말 입대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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