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범죄도시 마동석처럼'… 추적 용의자 신원 확인 순간이 가장 '짜릿'

입력 2017-10-27 18:18   수정 2017-10-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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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경찰

발품 팔아 용의자 신원 파악
습관처럼 CCTV 위치 확인하고 용의자 도주경로 스마트폰 저장



[ 구은서 기자 ]
“얘네야?”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서울 금천경찰서 강력팀 소속 마석도 형사(마동석 분)가 용의자들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고 나지막이 내뱉는다. 이를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금천서 형사과 강력1팀 남진희 형사(경장)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범행 현장의 CCTV 영상을 보면서 ‘누구냐, 넌’ 하는 게 강력팀 형사들의 일상”이라며 웃었다.

남 형사는 “강력팀은 형사과 내 다른 팀과 달리 특정되지 않은 용의자를 찾아내 검거해야 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고충”이라며 “잠복근무와 탐문수사 등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강력1팀에 합류한 조성직 형사(순경)도 “2~3일씩 집에 못 가고 도주 경로를 추적하다가 용의자 신원을 확인할 때가 형사로서 제일 짜릿한 순간”이라고 했다.

2004년 금천서(당시 남부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의 조선족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을 모티브로 만든 ‘범죄도시’는 지난 3일 개봉한 이후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 마동석 씨는 지난 20일 경찰의 날 기념행사에서 명예경찰 위촉장을 받기도 했다.

남 형사와 조 형사는 “영화에서는 그저 스쳐 지나간 지루한 ‘발품’이 강력팀 업무의 80%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력팀 형사들은 평소에도 습관적으로 CCTV 카메라 위치를 확인하곤 한다. 스마트폰 사진첩에는 CCTV 위치와 용의자의 예상 도주경로를 표시한 지도가 가득하다. 남 형사는 “CCTV를 확인하려고 음료수를 사들고 사건 현장 인근 가게를 돌곤 한다”며 “영화 속 마 형사처럼 평소 주민들과 안면을 터놓고 이들에게 수사 단서를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현실과 달리 각색된 부분도 있다. 영화 속 마 형사는 피의자가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자 “진실의 방으로”라고 외친 뒤 사무실 구석으로 데려가 폭력을 행사한다. 남 형사는 “영화를 본 친구들이 진짜 ‘진실의 방’이 있는지 많이 묻는다”며 “형사들끼리 ‘실제로 저러면 형사부터 잡혀갈 것’이라며 웃었다”고 했다.

영화와 현실이 가장 비슷한 점으로는 끈끈한 ‘팀플레이’를 꼽았다. 조 형사는 “강력팀 형사들은 둘씩 조를 이뤄 움직이는 데다 며칠씩 집에 못 가고 좁은 2층 침대에서 쪽잠을 자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전우애’가 싹튼다”고 말했다.

현장을 뛰다 보니 오히려 조선족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 형사는 “관할지역 내 조선족 거주지가 있다 보니 민원인이나 참고인, 피의자로서 많이 만난다”며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조선족의 삶도 우리 일반 시민이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금천서 관내 외국인 범죄율은 2.8%로 서울 전체 외국인 범죄율 4.2%보다 낮다. 금천서는 2013~2017년 서울 31개 경찰서 가운데 치안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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