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정부가 26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3차 ‘인권제재’ 조치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인권유린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미 재무부는 정영수 노동상과 조경철 보위국장 등 해당 인사 7명과 기관 3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미국이 경제·군사에 이어 인권 분야까지 전방위로 압박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포석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개인 제재 대상에는 정 노동상과 조 국장 외에 신영철 보위국 부국장, 이태철 인민보안성 제1부상, 김민철 주베트남 대사관 서기관, 구승섭 주선양 총영사, 김강진 대외건설지도국 국장이 포함됐다. 국내외 강제노동과 표현·이동의 자유 억압, 망명자 색출 및 송환 등을 주도한 군·정부 인사들과 외교관이 제재 대상이다. 기관으로는 인민군 보위국, 대외건설지도국, 철현건설 등이다.
정 노동상은 지난 1월 발표된 2차 인권보고서에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노동성의 책임자다. 노동성은 국가계획위원회와 함께 하층민을 ‘강제노동 전담 여단’에 참여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여단에 들어가면 1주일에 6~7일,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을 두고 “노예 같다”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
철현건설은 북한 노동인력을 중국 및 아프리카 등지에 수출하는 업체다. 보고서는 이 업체 소속 노동자의 평균 월급 800~1000달러 가운데 40%가 북한 정부 계좌로, 20%는 현지 감독관에게, 10%는 숙박비로 빼앗겨 개인 수중에는 고작 165~200달러 정도만 떨어진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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