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쟁 벌이다 고성·삿대질까지
"문 대통령 소신대로 했으면 적화"
고영주 이사장, 국감서 발언 논란
[ 김기만 기자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장 직무대리인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삿대질에 고성을 주고받으며 증인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고 이사장은 이날 국감 오전 일정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신상진 위원장(한국당 소속)을 대신해 국감을 진행한 신 의원이 오후 국감에서 “점심 일정으로 어딜 갔느냐”고 묻자, 고 이사장은 “한국당 의총에 갔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보궐 이사에 정부·여당 위원이 추천한 인사 2명을 선임한 데 대해 항의하며 ‘국감 보이콧’ 중이었다.
신 의원은 “국감에 기관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으로서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고 이사장은 “쉬는 시간에 갔는데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증인이 거기 가면 안 된다고 주의를 미리 주거나 관련 규정이 있냐”고 맞받아쳤다.
이어 신 의원이 “공적인 자리인데 처신을 똑바로 하라”고 호통치자, 고 이사장도 “증인한테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어디 있나. 똑바로 하라”고 소리치며 언쟁은 격화됐다. 두 사람은 삿대질까지 해가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고 이사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우리나라는 적화되는 길을 갔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당선돼 우리나라가 적화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지금 다 바뀌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고 이사장은 2015년 국감에서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란 발언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방문진은 다음달 2일 정기 이사회에서 고 이사장 불신임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추천 이사 비율이 기존 3 대 6에서 5 대 4로 바뀌어 안건 통과 가능성이 높다. 고 이사장은 ‘(불신임) 표결이 이뤄지면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느냐’는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이사장직에서만 물러나고 이사직은 유지한다”고 답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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