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해마다 꽃은 서로 같지만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다. - 전당시 -

입력 2017-10-30 09:03  



년 년 세 세 화 상 사 세 세 년 년 인 부 동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해 해 세상 세상 꽃 서로 같다 세상 세상 해 해 사람 아니다 같다

해마다 꽃은 서로 같지만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다.

- 전당시 -

▶ 유희이(劉希夷)가 지은 ‘흰머리 노인을 대신해 슬퍼한다’는 뜻의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에 나오는 구절이다.

낙양성 동쪽에 핀 복사꽃이, 날아왔다 날아가 뉘 집에 떨어지는가.

낙양의 아가씨 얼굴이 변할까 아까워하여, 앉아서 떨어지는 꽃을 보며 긴 탄식을 한다.

금년에 꽃 지면 얼굴도 따라서 변하지만 내년에 꽃이 피면 뉘 얼굴이 또 변할까.

이미 송백이 꺾여 섶이 됨을 보았고, 다시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말도 들었다.

옛사람 다시 낙양성 동쪽에 없고, 지금 사람이 다시 바람에 지는 꽃을 대하고 있다.

연년세세 꽃은 서로 비슷하나, 세세년년 사람은 같지 않다.

젊디젊은 홍안의 젊은이에게 말하노니, 반쯤 죽은 흰머리 늙은이를 가엾게 여겨라.

이 늙은이의 흰머리 참으로 불쌍하지만, 저 옛날 홍안의 미소년이었다. (하략)

해마다 계절이 담는 풍경은 그대로인데 보는 사람들은 달라져 있다. 자연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시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간이라는 개념이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라면 어쩌면 우리네 시간이 자연에는 애초부터 없거나 의미 없을 것이다.

사람은 늙는다. 그것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으니 정신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늙은 다음 후회 없도록 현재를 살거나, 늙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된다.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본인 몫이다.

▶ 한마디 속 한자-年(년) 해, 나이

▷연하장(年賀狀):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간단한 글이나 그림을 담아 보내는 서장(書狀).

▷근하신년(謹賀新年):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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