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블랙리스트가 특정 문인 해외진출 방해했다"

입력 2017-10-30 15:46   수정 2017-10-30 16:09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위원회가 “블랙리스트 때문에 특정 문인이 해외진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30일 발표했다. 블랙리스트가 한국 문인의 해외진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건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한국문학번역원이 2015~2016년 문체부에서 하달된 지시를 받아 특정 문인을 해외교류사업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문인 이시영 김수복은 지난해 미국 하와이대 및 UC버클리대 한국문학행사와 관련해 블랙리스트를 근거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 김애란 김연수는 2015년 11월 미국 듀크대학에서 열린 북미 한국문학회의 초청 사업에서, 신경림과 박범신은 2016년 9월 중국 항주 한국문학행사에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진상조사위의 김준현 진상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은 “특정 작가를 지원에서 배제하라는 문체부의 지시가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배제 사유가 무엇인지, 추가적인 블랙리스트 작동 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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