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주주환원 재원 늘어난다…주가 모멘텀 뚜렷"

입력 2017-10-31 09:32  

권성률 동부증권 IT총괄팀장


"내년부터는 주주환원 정책을 할 재원이 풍부해지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권성률 동부증권 IT총괄팀장은 31일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식"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3개년(2018~2020년) 정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배당 규모를 올해보다 100% 확대하겠다고 결정했다.

또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기준을 기존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했다. 2018~2020년 잉여현금흐름의 50% 중 배당 후 잔여재원은 현금배당 또는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에 사용키로 했다.

권 팀장은 "내용 자체가 지난해 주주환원책에 비해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잉여현금흐름(FCF)이 증가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할 재원 자체가 크게 늘어난다"며 "이익이 늘고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정상화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들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가게 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적 개선세도 주가에 청신호를 주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79.48% 증가한 14조533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62조489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9.77% 증가했다.

지난 2분기(14조665억원)에 기록한 사상 최대 이익을 3개월 만에 갈아치운 실적이다. 반도체 사업부의 이익 성장세 덕분이다. 이 사업부는 3분기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량을 반도체로 벌어들인 것이다. 권 팀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4분기에도 3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 팀장은 "16조원 전후의 4분기 영업이익을 기대한다"며 "각 사업부별로 보면 모든 부문의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봤다.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는 11조원 가량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 팀장은 "D램 가격이 더 올라가고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bit growth·메모리 용량을 1비트로 환산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도 성장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부문이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기대했다.

반도체 시장의 규모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팀장은 "반도체 메모리 시장의 호황은 수요보다는 공급에 의해 생긴 현상"이라며 "수요는 아주 많다기보다는 공급이 워낙 제한적이어서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공급 부족 요인들이 아직 다 해소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4분기 디스플레이에서는 1조원 중반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애플 아이폰X의 출시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이 본격화되고 수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아이폰X는 출하 문제 이슈가 있긴 하지만 일단 OLED에 대한 선행 부품 확보는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10~12월에는 OLED 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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